독감 유행 빨라졌는데 소아용 물약 품절 잇따라…허가 품목도 감소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 2026-09-29 16:39:34
약값 8년째 1mL 148원…제약사 생산 기피
의료계 "새 물량 10월 말" 예상…한 달 수급 공백 우려
지난해보다 독감이 일찍 유행하는 가운데 어린이에게 주로 처방되는 '오셀타미비르' 현탁용분말의 품절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제품은 올해 새로 생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시판 허가를 받은 제품도 약 2년 반만에 28개에서 16개로 줄었다. 새 물량이 나오기까지 한 달가량 수급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셀타미비르는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의 성분명이다. 현탁용분말은 가루에 물을 섞어 액체로 만들어 먹는 약이다. 캡슐을 삼키기 어려운 어린아이에게 주로 처방된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의심 환자는 32.3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절기 유행 기준(12.9명)의 2.5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8.0명)의 4배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7~12세가 77.7명으로 가장 많았고, 1~6세가 58.0명으로 뒤를 이었다.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소아용 독감 물약은 품절이 이어지고 있다.
약국 전용 의약품 플랫폼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신규 품절 품목 순위에 유한양행 '유한엔플루현탁용분말'(19위)과 대원제약 '오셀타원현탁용분말'(21위)이 올랐다. 지난 11일에는 한미약품 '한미플루현탁용분말'과 종근당 '타미비어현탁용분말'도 약국 대상 도매몰에서 품절로 표시됐다.
허가를 받은 품목 자체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오셀타미비르 현탁용분말 허가 품목은 2023년 11월 이후 2년 10개월만에 28개에서 16개로 줄었다. 12개 품목 중 9개는 허가 갱신이 이뤄지지 않아 만료됐고, 3개는 제약사가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일부 물약은 올해 생산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유통 현장에 직접 확인해 보니 일부 물약은 올해 새로 생산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남은 재고로 버텨 왔는데 그 재고가 유행 초입에 바닥났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소아용 독감 물약 생산을 꺼리는 이유로는 '낮은 약값'이 꼽힌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오셀타미비르 현탁용분말의 건강보험 약값(상한가)은 1mL당 148원으로, 2018년 이후 8년째 오르지 않았다. 원료값과 인건비는 오르는데 약값은 묶여 있어, 만들수록 생산 부담이 커진다는 게 제약사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유통 현장에서는 새 물약이 10월 말쯤에야 나온다고 한다"며 "독감 치료제는 증상이 시작되고 48시간 안에 먹어야 효과가 큰데, 약을 구하느라 하루를 보내면 그만큼 효과를 잃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행이 시작되면 소아용 제형을 수급 불안정 의약품으로 바로 지정하고, 물약 약값을 원가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은 공급 안정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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