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1년반 김포 솔터고, 어떤 변화 있었나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 2025-07-28 22:24:23
140억원 투입, 필로티 천장 등 내장재 불연성 교체…신설교 수준 탈바꿈
경기교육청, 학교 안전 우선 추진…필로티 학교, 스프링클러 전면 설치▲ 김포 솔터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5월 12일 화재 복구 작업을 마친 학교로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
▲ 12일 김포 운유고등학교를 깜짝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하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임태희 SNS 캡처]
경기교육청, 학교 안전 우선 추진…필로티 학교, 스프링클러 전면 설치
경기도 김포 솔터고에서 화재가 난 지 1년 반, 그 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 학교는 지난해 1월 발생한 화재로 학생 1000여 명이 인근 운유고에서 10주 간 더부살이 수업을 진행해 사회적 이목을 끌었던 곳이다.
27일 경기도교육청과 김포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13년 김포시 마산동에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문을 연 이 학교는 지난해 1월24일 새벽 0시44분쯤 필로티 천장에서 튄 불꽃이 본관 건물로 번지면서 급식실, 교무실, 교실, 필로티 등이 타면서 큰 피해를 당했다.
당장 수업할 공간이 불에 타면서 신학기 학사 일정 차질이 크게 우려됐었다.
그러나 솔터고 학생들은 인근에 새로 문을 연 운유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배려로 3월부터 빈 교실을 이용해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됐다. 3학년 학생들은 3.4㎞(차 10분, 도보 40분 거리) 떨어진 빈 교실을 이용해 전면 등교 수업 했고, 1, 2학년 학생들은 격주로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했다.
당초 5월 25일로 예정된 학교 보수 작업이 빨리 끝나면서 솔터고 학생들은 10주 만인 같은 달 12일 그리운 학교로 돌아왔다.
운유교 학생들은 정들었던 솔터고 학생들의 마지막 등굣길(5월10일)에 나와 위로와 응원을 담은 환송식을 열어줬고, 솔터고 학생들도 고마운 마음을 담은 문구와 선물을 운유고 학생들에게 나눠주면서 큰 감동을 자아냈다.
학생들은 함께 수업하면서 부족한 교실을 함께 나눠 쓰느라 큰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존중과 배려의 가치'를 몸소 느끼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보수작업을 통해 솔터고가 신설 학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학생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솔터고 복구에는 모두 140억 원이 투입됐다. 이는 솔터고 건립에 소요된 사업비(155억 원)에 버금가는 것이다.
학교 운영사(경기에코에듀(주), 2033년까지 20년 간 학교 시설 운영)는 화재 뒤 자체 재원을 우선 투입해 보수공사(천장 틀 금속제 교체, 공기 순환기 설치 등)를 진행했고, 삼성화재보험과 협의 끝에 지난 4월 보험금 85억 원을 지급 받았다.
합동 감식 결과, 화재 원인이 불상으로 나와 학교 운영사에서 천재지변 등을 이유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신청했고, 신청 금액(99억 원)의 85.8%를 보험금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시설 개선 등에 55억 원을 지원했다.
솔터고 화재는 필로티 건물이 화재의 사각지대란 사실을 새롭게 각인 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솔터고 본관 필로티에 재활용 분리 수거장이 설치돼 화재 위험이 높았지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화재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필로티 건물이 화재 시 불쏘시개가 역할을 한다고 보고, 올해부터 필로티 구조로 된 학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화재 안전 대책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필로티 구조로 된 학교의 화재 안전 예방 사업에 526억 원(스프링클러 206억 원, 천장 불연성 교체 320억 원)을 투입 중이다.
필로티 구조로 된 초·중·고 375개 교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53개 교를 제외한 322개 교 중 전기차 주차 등으로 발열 위험이 있는 230개 교에 대해 우선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있다.
올해는 사업비 49억 원을 투입해 35개 교(유 1, 초 17, 중 8, 고 8, 특수 1)에 스프링클러를 설치 중이다. 필로티 천장도 화재가 번지는 것을 지연 시키는 금속제로 전면 교체하고 있다. 신설 학교도 이런 기준에 따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적은 학교(필로티 연결 통로 등 활용)에 대해선 추후 사업비를 확보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이다. 예산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앞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해 12월 12일 운유교를 방문하면서 "학교는 언제 어디서나 가장 안전해야 하는 곳이다. 소방시설법 기준을 넘어선 화재 안전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학교 등 교육연구시설(초중고)의 경우, 6층 이상이거나 바닥 면적 1000㎡ 이상인 4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규정에 충족하지 않더라도 화재 위험이 높은 필로티 구조 학교에 대해선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사업 대상에 해당되지 않은 학교 중 필로티를 재활용 분리수거장으로 이용 중인 학교에 대해선 철거 및 외부 이동조치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솔터고 화재 이후 필로티 부분이 가장 화재에 위험한 요소라 판단하고, 예산을 투입해 스프링클러, 천장 마감재 교체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산 사정상 필로티 구조로 된 학교 중 화재 위험이 있는 전기차 등 주차장에 대해 우선 사업을 추진한다"며 "나머지 학교는 자체 예산으로 화재 감지기 등을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터고 화재를 계기로 학교 화재 안전 시스템 강화를 추진 중인 경기도교육청의 노력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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