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 전 양산시장의 사리사욕에 연루된 공무원들 '무더기 징계'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5-07-25 14:03:52

감사원, 불법 '도로 지정·확장 및 건축허가' 감찰 결과 발표
6명 신분상 조치 권고…주무부서 10여 명 소환조사 받아
김 전 시장 조사 불응…검찰, '압색' 이후 직권남용 등 수사

김일권 전 경남 양산시장이 재임 시절 자신의 소유 토지에 대한 불법 건축허가 및 도로 확장을 직원들에 사실상 지시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면서, 관련 직원들이 무더기 인사 불이익을 받게 됐다.

감사원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김 전 시장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는데, 울산지검은 올해 3월 12일 시청을 압수수색한 뒤 전방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 김일권 전 시장의 소유지(B)와 옆집 터(C) 위치도. 앞 도로는 당초 3m에 불과해 건축법상 '도로' 인정을 받지 못했던 제방이었지만, 양산시가 불법 건축허가를 내준 뒤 다른 예산을 끌어들여 크게 확장돼 있는 모습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 캡처]

 

감사원의 양산시 감사는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2021년 6월 정의당 경남도당이 국민감사를 청구한 데 따라 연도별 감사 일정에 맞춰 이뤄졌다.

김 전 시장은 1999년에 양산천 제방과 붙어있는 1530㎡(463평) 규모의 농지를 4860여만 원(평당 10만5000원)을 주고 경매로 사들였다. 이후 시장 취임 이듬해인 2020년 5월 해당 부지에 아들 명의로 휴게음식점 건축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해당 부지가 국토교통부의 위임을 받아 경남도가 관리하는 하천시설(제방) 안쪽이어서,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없는 '맹지'였다는 점이다. 하천법상 제방을 도로로 지정하려면 관리청과의 승인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당시 관련부서 국장과 과장 등 실무진은 이런 과정을 모두 지키지 않고 일사천리로 허가를 내 준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 감찰 결과에 따르면 김 전 시장이 소유한 토지에 대한 불법 허가에 앞서, 바로 옆 이웃이 소매점 건축허가를 받아내는 과정에서부터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행정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주무부서 공무원들은 건축법상 도로 규정(폭 4m 이상)에 못 미치는 제방의 실제 폭(3.1m)을 6m 이상이라고 허위 작성해 도로로 지정한 이후에는 2020년 8월부터 다른 예산(공암삼거리 재해위험지구 정비) 1억여 원을 끌어들여 제방을 확장해 줌으로써 불법성을 치유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김 전 시장 땅과 인접한 토지 소유자의 부지(2416㎡)는 2019년 건축허가 후 대지로 지목이 변경되면서 공시지가 기준으로 2억9000만 원(2018년)에서 7억8000만 원으로 2.7배나 올랐다. 

 

이 같은 불법 행위는 2021년 3월까지 진행된 제방 확장공사 과정에서 알려지기 시작했고, 같은 해 5월 KBS의 집중보도가 방송된 뒤에 양산시는 김일권 당시 시장 측 신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허가를 철회했다.


감사원은 건축 신청 단계에서부터 당시 국장을 비롯해 주무부서 공무원들이 김 전 시장의 땅과 인접한 옆집의 '맹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결론짓고, 공무원 6명에 대해 징계 등 신분상 조치를 권고했다. 감사원은 감찰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 10여 명을 소환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당시 조직적인 불법 행위를 주도한 담당 국장은 이미 퇴임한 상태다.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공무원 가운데 5급(과장급) 이상 2명은 경남도 인사위원회에 회부됐고, 나머지 6급 이하 4명은 양산시 인사위원회에 넘겨진다.

 

당시 불법 행위에 연루된 과장은 현재 국장으로 재직 중이지만, 징계 시효(3년)를 넘겼다. 이번 감사 과정에서 과장급(당시 팀장) 공무원은 '적극행정' 면책을 주장했지만, 불법의 중대성 등의 이유로 기각되기도 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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