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KAL 폭파사건 대선에 활용"

윤흥식

| 2019-03-31 12:42:43

외교부 공개 '30년 경과 외교문서'에서 드러나
안기부 '무지개공작' 문건 이어 외교문서로 재확인

전두환 정권이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정황이 당시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대책본부 회원들이 지난해 6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가 31일 일반에 공개한 '30년 경과 외교문서' (1620권, 25만여쪽)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은 범인 김현희를 대선(1987년 12월 16일) 전에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희가 붙잡혀 있던 바레인에 특사로 파견된 박수길 당시 외교부 차관보는 바레인 측과의 면담 뒤 "늦어도 (1987년 12월) 15일까지 (김현희가 한국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12일까지는 바레인 측으로부터 인도 통보를 받아야 한다"고 보고했다.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15일까지 도착'이라는 표현은 다분히 대선(12월 16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막판에 이송 일정이 연기되자 박 차관보가 "커다란 충격"이라며 "너무나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바레인 측을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대선 전에 데려오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느껴진다.

전두환 정부가 KAL 858기 폭파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정황은 2006년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확인한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공작(무지개공작)' 계획 문건 등으로 이미 사실로 확인됐지만, 이번에 외교문서를 통해 재차 확인된 것이다.

공개된 외교문서의 원문은 외교사료관(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572)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외교문서 공개목록과 외교사료해제집 책자는 주요 연구기관 및 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외교사료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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