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野 주도권 경쟁, 총선 결과에 달렸다
전혁수
jhs@kpinews.kr | 2024-04-09 16:27:06
"민주 단독 과반 못 얻으면 조국 영향력↑"
"총선 이후 야권 재편 조국이 주도권 확보"
이재명 팬카페, '曺 언급 금지령'…曺 견제 시작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이 4·10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정국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선거 후 야권의 정치 지형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주도권을 놓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 대표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총선 판세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에게 유리하게 굴러가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야권이 반등한 기점은 조국혁신당이 등장한 3월 첫째주다. 조국혁신당이 창당되면서 범야권 강세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지난 4일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한 선거 판세 브리핑에서 "2월 마지막 주만 하더라도 국민의힘의 분위기가 좋았다"며 "그러나 용산발 호주대사 임명 논란과 조국혁신당 창당이 3월 첫째주 극적으로 엮이면서 이번 선거가 요동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갤럽은 "조국혁신당이 바꾼 것은 지지율 뿐만이 아니다"라며 "유권자의 시각을 한동훈 대 이재명에서 조국 대 윤석열, 대통령 심판 평가 선거로 바꾸는 데 조국혁신당의 등장이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깜깜이 선거'(새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4일부터 엿새) 직전까지 진행된 여러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더민주연합)보다 높은 비례투표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KBS 의뢰로 지난달 30일~지난 2일 성인 500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비례대표정당 투표 의향에 대한 질문에서 조국혁신당은 22%의 지지를 얻었다. 더민주연합은 17%였다. 양당 격차는 5%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1.4%p) 밖이다.
이번 조사는 3개 통신사 제공 휴대폰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주목할 만한 것은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35%)이 조국혁신당(8%)을 크게 앞질렀는데, 비례투표 의향에선 역전을 당했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38%가 더민주연합이 아닌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응답했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 현상이 확연한 셈이다.
또 스스로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중 38%가 조국혁신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혀 32%에 그친 더민주연합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지지층 상당수가 조국혁신당에 몰려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선전이 향후 야권의 주도권을 둘러싼 조 대표와 이 대표의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한 야권 관계자는 "총선에서 더민주연합보다 조국혁신당이 더 많은 비례의석을 얻게 되면 범야권 선명성 경쟁에서 조 대표가 이 대표에게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두 사람 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국혁신당도 민주당과 협력적 관계라면서도 향후 경쟁 관계가 될 것이란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신장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SBS 라디오에서 총선 후 민주당과 합당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못박은 뒤 향후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 "함대를 구성하는 것은 맞지만 한 배를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하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국회 운영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가 정립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9일 KPI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할 경우 원 구성 등 국회 운영에 있어 조국혁신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며 "이 경우 조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 없이도 국회 운영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조 대표 영향력이 민주당을 압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박지원 후보(전남 해남·완도·진도)는 지난 1일 JTBC에 출연해 "만약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독자적으로 과반수를 하지 못하면 조국 대표가 대통령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점을 거론하며 "(조국혁신당이 3당이 되면)영향력이 크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달 27일 YTN라디오에서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야권 재편의 시간이 올 가능성이 있는데 조국 대표가 이미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지지층이 조 대표를 견제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 운영진은 총선 당일인 10일까지 '조국 언급 금지령'을 내렸다. 운영진은 "분란이 지속돼 (조 대표에 대한) 언급을 일체 금지하겠다"며 "다른 단어, 문장으로 돌려서 표현하더라도 동일하게 조치된다. 발견시 무통보 삭제하겠다"고 공지했다.
KPI뉴스 /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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