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차 북미회담 용의…연말까지 美 '용단' 기다릴 것"
김당
| 2019-04-13 11:43:08
문대통령에겐 “오지랖 넓은 '중재자' 아닌 당사자 되어야… 외세의존 종지부 찍어야”
최고인민회의 첫 시정연설…"적대세력의 제재 돌풍, 자립·자력으로 쓸어버려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지난 2월 말 ‘하노이 노딜(no deal)’ 이후 처음으로 3차 북미정상회담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가운데 그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 박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 참석해서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요구하는 '일괄타결식 빅딜(big deal)'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가상한 시험과 한미군사훈련 재개 움직임 등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나는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해서는 개인적 친분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남측을 향한 메시지도 내놓았다.
그는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 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해 향후 문재인 정부 '중재' 역할의 난관을 예고했다.
앞서 트럼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11일(현지시간, 한국시간으로 12일 새벽)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빅딜과 제재 유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대화를 위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 수준의 제재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혀 제재 유지를 통한 협상 원칙을 고수했다. 또한 남북대화를 위한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를 지지하냐는 질문에도 “올바른 시기에 나는 큰 지지(great support)를 보내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밝힌 ‘제재 유지’ 원칙과 ‘제재 불굴복’ 의지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창의적인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 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관련 남·북·미 입장 차이는 아래 [표] 참조).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관련 남·북·미 입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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