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한날 등판하는 與 대표 경선…미리보는 약식 대권 경쟁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6-21 15:17:24
빅3, 차기 대권주자…"전대 성적, 대권 도전 유불리 결정"
元·韓, 윤심 경쟁…"尹, 존중한다 말해" vs "尹격려 들었다"
羅 "제2연판장 사건 안돼"…김재섭 "용산 교감 친윤 깃발"
국민의힘 '빅3' 당권주자가 한 날 한 장소에서 출사표를 던진다.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은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다. 각각 오후 1시, 2시, 3시다.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이 23일과 소통관을 택한 건 유력한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7·23 전당대회가 시작부터 치열한 신경전으로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빅3는 또 차기 대권을 노리는 경쟁자다. 전대 성적이 대권 도전의 유불리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당대표 경선은 미리 보는 약식 대권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21일 "빅3중 당대표가 되는 사람이 아무래도 유리한 대권 고지를 선점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인맥과 조직은 자연히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내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한다는 대권·당권 분리 규정은 나중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8 전대처럼 이번 당대표 경선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중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대표 경선에서 80%를 반영하는 '당심'(당원투표)이 윤 대통령 입김에 휘둘릴 수 있어서다. 당 주류인 친윤계는 조직표 동원으로 윤심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여론조사를 보면 한 전 위원장이 당심·민심에서 독주하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는 진행형이다. 하지만 윤심이 특정 주자에 노골적으로 실리면 판세가 어떻게 바뀔 지 알 수 없다.
여당 지지층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지만 당정관계 충돌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친윤계가 '한동훈 비토론'을 부각하는 이유다.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으면 차별화를 통한 반윤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통화를 공개한 건 당원들의 불안을 차단하려는 선제적 대응으로 여겨진다. 원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의 만남이 알려진 것도 당심잡기용 포석으로 읽힌다. 취지는 다르지만 당권주자들이 또 윤심에 기대려는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친한계는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격려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일부 친윤계 의원에게 전화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윤 색채를 덜어내고 당심 관리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친한계 장동혁 의원은 이날 한 전 위원장 지원을 위해 원내수석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검토 중이다.
원 전 장관은 출마 발표 전날인 지난 19일 윤 대통령과 만나 출마 결심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원 전 장관은 대통령 특사 관련 업무보고차 윤 대통령과 만나 전대 출마 의지를 내비쳤고 윤 대통령은 "존중한다"고 말했다고 원 전 장관측은 설명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초선들과 접촉하는 등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나섰다..
불출마를 택한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원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이번 전대는 대통령과의 관계성이 제일 중요하게 돼버렸다"며 "친윤 비윤의 십자가 밟기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연히 대통령실과 모종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용산 교감설'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전대는 친윤, 친한 구도인데 나 의원이 친윤 공간을 차지하려 했었던 것 같지만 비윤으로 자리매김하며 어중간한 중간으로 가 버렸다"며 "원 전 장관이 이 넓은 운동장(친윤 영역)에 깃발을 꽂았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 지적대로 나 의원은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했다. 한 전 위원장은 물론 원 전 장관도 견제하며 친윤과는 거리를 뒀다.
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 되면 늘 줄 세우고 줄 서고, 대통령실을 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2 연판장 사건이 있으면 안 된다"며 "지금 진행하는 형국이 제2의 연판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이 윤심을 업으며 친윤계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경계한 발언으로 읽힌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TK)을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만났다. 당원 비중이 높은 TK에서 당심을 잡으려는 것이다. 홍 시장은 이날 "혹독한 심판을 당하고 퇴출될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을 또 직격했다.
윤상현 의원은 인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위기와 패배에 익숙해진 집권 여당을 바로잡고 떠나간 당원들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민심 1위' 유승민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의미한 도전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