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떼일라, 떨고 있는 국회의원들

김광호

| 2019-03-19 16:32:33

1심 이상 유죄선고 9명, 의원직 상실형 위기에 놓여
1심 재판 중 의원도 6명…37명은 검찰 고발·수사의뢰
의원 비리 대다수…시민단체와 여야 '고발전'도 한몫

20대 국회에서 3월 현재 8명의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며 '금배지'를 잃었다. 이들 외에도 1·2심에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의원이 9명이나 더 있다. 여기에 기소 후 1심 재판중인 6명의 의원들도 선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중이다.


가장 최근에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지난해 12월 27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의 원심이 확정된 이군현 전 의원(경남 통영·고성, 자유한국당)이다. 이곳은 오는 4.3재보선이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구 두 곳 중의 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정치권에서는 '제2의 이군현'이 누가 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의원이 기소된 한국당(12명)은 재판결과에 따라 제1야당의 입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 이군현(왼쪽)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최경환 한국당 의원. [뉴시스]


20대 국회 8명 의원직 상실…12명도 '금배지' 떼일까 전전긍긍


20대 국회에서 처음 의원직을 상실하는 불명예를 안은 이는 김종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2017년 2월 부인이 선거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일찌감치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해 5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벌금 200만 원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잃었고, 12월에도 윤종오 민중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직을 상실했다.


이듬해 2월에는 국민의당 송기석·민주평화당 박준영·박찬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줄줄이 금배지를 반납했다. 박준영 의원은 수억 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였으며, 선거 회계책임자가 당선무효형을 받은 송기석 의원도 의원직을 잃었다. 박찬우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발목을 잡혔다. 5월에는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석창 한국당 의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의원직을 잃게 됐다. 


올해 들어서도 선고를 기다리는 국회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9명의 의원은 1·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직을 내려놓을 위기에 처했다. 


우선 2심까지 마친 한국당 이우현(불법정치자금 수수)·최경환(뇌물수수) 의원은 최종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2심에서 이 의원은 징역7년에 벌금 1억6천만원 추징금 6억9천200만원, 최 의원은 징역 5년, 벌금 1억5천만원을 각각 선고받아 배지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완영 한국당 의원도 지난 2월 19일 2심 재판에서 징역 4월·집행유예 2년 등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2월 20일 재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직면했다. 같은 날 민주당 이규희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선거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벌금형이나 징역형이 선고된 홍일표(한국당·불법정치자금), 엄용수(한국당·정치자금법), 이정현(무소속·방송법) 의원도, 아직 2심이 남았지만, 의원직 유지를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한국당 김재원 의원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과 '화이트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이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 검찰 기소 후 1심 재판 중인 심기준(민주당), 이현재, 원유철, 홍문종, 권성동, 염동열(이상 한국당) 의원도 1심에서 '무죄'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도 검찰에 고발되어 아직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의원들도 37명에 달한다.

▲ 1심 이상 재판 진행중인 20대 국회의원 명단


의원들 '도덕적 책무' 각성 시급해…고발 정략적 이용도 삼가야


고발된 의원들이 많은 까닭은 진보·보수진영 시민단체들이 상대 진영 의원들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서영교(재판청탁 의혹에 대한 직권남용과 김영란법 위반 혐의), 박범계(불법자금 수수방조 조장 혐의), 김성태(KT 부정취업 청탁 압력혐의), 손혜원(명예훼손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의원 등이 모두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이 이뤄졌다.


'검찰 고발'은 여야간 정쟁의 대리전 형태로 이뤄지기도 한다. 야당은 조해주 중앙선관위 위원 이름을 대선백서에서 뺀 일을 두고 민주당 윤호중 의원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제기했다. 민주당 신창현 의원에 대해서는 '신규 택지 등 국가기밀 불법유출 혐의'로 고발했다. 


반면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 딸 가족에 대해 이민 의혹을 제기한 곽상도 한국당 의원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및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고, 심재철 의원에 대해서는 '정부 비공개 예산자료 무단열람 및 유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민사회의 국회 감시와 견제 기능은 당연히 필요하며 실효성을 가져야 하지만, 그런 활동들이 일부 단체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정략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존의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의 국회의원 감시기능을 좀더 활성화시키되 정략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시민사회단체의 도덕적 책무도 부과하는 보완장치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교수는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들의 반성과 성찰, 국민의 대표로서 책임 의식"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정치는 사적인 이익과 돈의 논리가 침투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 책무의 각성이 필요하며 국회의원 자신들이 정치공동체 전체의 공익과 공공선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존재 이유임을 체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