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안 의결…野 반발·정국 급랭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5-21 10:48:11
尹 조만간 재가…野 강력 반발로 22대 국회 '지각 개원' 등 예상
민주 박찬대 "거부권 행사하면 역대 최악 대통령 오명 남길 것"
與 추경호 "거부권은 최소한의 방어권…美 바이든도 11번 행사"
정부는 21일 국무회의를 열고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의결 과정이나 특별검사의 추천 방식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이번 특검법안은 절차적으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였고 내용적으로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게 독점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삼권분립'에 위배 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과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의 추가 수사가 개시되기도 전에 특별검사를 도입하여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무회의에서는 국무위원들과 함께 본 법안에 대한 국회 재논의를 요구하는 안건을 심의하고, 그 결과를 대통령께 건의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 채상병 특검법은 국회로 돌아가 재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22일이다.
앞서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해 7일 정부로 이송됐다.
이 법안은 민주당이 고른 2명 중에서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특검에게는 특별검사보 3명과 특별수사관 40명을 임명해 쓸 수 있게 하고 검찰·경찰로부터도 40명을 파견받을 수 있게 해, 최대 84명에 달하는 대규모 수사팀을 꾸리게 했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재표결 시기는 국회의장이 정한다. 재표결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안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대통령은 법안을 다시 거부할 수 없고 법률로 공포해야 한다. 부결되면 법안은 폐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안등 9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의결을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야권이 강력 반발하며 정국은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며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 등이 진통을 겪으며 '지각 개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등 야권 지도부는 전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에게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압박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다면 민주당은 모든 방안을 강구해 윤석열 정권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하면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를 거부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쇠귀에 경 읽기"라며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고집불통, 일방통행, 역주행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기어코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길이길이 역사에 남기게 될 것"이라며 "국민과 싸워서 이긴 권력은 없다. 잠깐 국민을 억누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권력은 국민 앞에 무릎 꿇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 독주를 하고 입법 권한을 남용해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할 경우 최소한의 방어권이 재의요구권"이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 거부권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견제와 균형을 위한 수단"이라며 당위성을 부각했다.
그는 "우리와 같은 대통령제를 채택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거부권을 11번 행사한 바 있고, 최근 이스라엘 안보 원조 지지 법안 역시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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