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 '친명' 박정현…정책위의장 '비명' 이개호
박지은
pje@kpinews.kr | 2023-10-27 10:44:47
비명계 송갑석 전 최고위원 자리에 친명계 朴 포진
朴, 친낙계 의원 상대로 총선 공천 노려 비명계 비토
李 “왜 비판대상 되는지 모르겠다…그분이 친명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7일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에 박정현 전 대전시 대덕구청장을 임명했다. 정책위의장에는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기용했다.
박 신임 최고위원은 충청 친명계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지난달 사퇴한 호남 비명계 송갑석 전 최고위원 후임이다. 비명계 몫을 친명계가 차지한 셈이다.
앞서 비명계는 박 전 구청장이 지명직 최고위원 유력 후보로 거론되자 "지도부 전체를 친명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해왔다. 그러나 비명계 주장은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박 최고위원에 대해 "대전에서 초중고와 대학을 졸업한 대표적인 충청 여성 정치인"이라며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환경 운동을 펼쳤고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여성의 정치참여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3선 의원이다. 친낙(친이낙연)계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 정책위의장은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이라며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두루 근무한 경험과 민주당 정책위 정조위원장을 두 번 지낸 경력으로 총선 정책 공약을 만들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인선은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을 위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명계 없이 당 지도부가 꾸려진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이번 인사가 비명계를 옥죄는 친명계 행보를 용인해준 것으로 확대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에서 친낙계로 분류되는 박영순 의원 지역구인 대전 대덕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그런 만큼 이번 인사는 박 최고위원의 지역구 도전에 이 대표가 힘을 싣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국 여러 곳에서 비명계 의원을 상대로 친명계 원외 인사가 총선 공천을 노리는 행위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분열은 필패, 단결은 필승"이라며 통합을 외쳤다. 하지만 인사는 통합과는 거리가 멀어 내홍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비명계에선 "현역의원이 있는 곳에서 최고위원을 뽑는 것이 이 대표가 말하는 ‘통합’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권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 정책위의장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던 분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탕평책, 통합형이라고 보는 게 오히려 더 정확한 평가"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분(박정현)이 왜 비판대상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분이 친명인가? 저도 잘 모르겠는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