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한 사람은 치매 걸릴 확률 낮다"

장성룡

| 2019-06-23 09:47:58

美연구팀 "암 유발 생물학적 과정이 치매 방지엔 도움되는 듯"

암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나이 든 사람은 치매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 생존자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최근의 잇단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또 한 가지 연구 성과라고 UPI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UPI 통신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선 암에 걸리는 사람은 암 발병 전에도 기억력 면에서 더 나은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 암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과정이 치매 방지에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HealthDay News]

연구팀이 16년간 추적 조사한 미국인 노인들은 암 발생 전후로 암을 겪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명료한 기억력 기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은 암을 발생시키는 생물학적 과정 일부가 치매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연구팀의 마리아 글리머 박사는 “어떤 무엇이 치매 방지에 도움이 되는 지 대단히 궁금하고 흥미롭다”면서 “이 것이 치매 방지를 위한 길을 보여주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949년 전에 태어난 나이 든 미국인 1만 4500여명을 대상으로 16년간 추적 조사연구를 진행했다. 1998~2014년엔 기억력 기능과 관련된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했다.

이 기간 동안 2250명에게는 암이 새로 발생했다. 연구 결과, 암에 걸린 사람은 진단 직후 단기적으로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지지만, 나중에는 기억력 쇠퇴 비율이 암을 겪지 않은 사람들보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좋은 점수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을 받기 전 10년 동안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 감퇴가 10.5% 느린 비율로 진행됐던 사람들은 암 진단 후에도 이 비율이 유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글리머 박사는 “암 세포를 자라게 하고 전이시키는 어떤 메커니즘이 뇌에서는 세포가 죽어가는 것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어 PIN1 효소는 암이 있을 때는 활동이 많아지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있을 때는 적어진다”고 말했다. PIN1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 중 하나인 뇌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효소다.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노인정신의학과 과장인 올리비아 오케레케 박사는 “암 치료는 주의력이나 정보 처리, 단기 기억력 등 정신 기능에 타격을 가하게 되는데, 암에 걸리면 오히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이런 연구 결과는 의아하고 반(反)직관적이어서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암을 유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뇌세포를 보호하는 모종의 메커니즘이 있으며, 그런 메커니즘 규명을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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