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함께 해주신 이재명 대표님"…野 먼저 호명하며 예우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0-31 10:26:23

尹, 시정연설 앞서 5부 요인·여야 지도부 환담
입장시 野 의원에 먼저 악수 청해…李엔 인사
사전환담선 李와 만나 "오랜만입니다"…李 미소만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 많아…국회 협조 부탁"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났다. 윤 대통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 환담 자리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접견장에서 약 20분간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 여야 대표 등과 사전 환담을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 5부요인 사전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이 대표와 공식 석상에서 대면해 소통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정부 기념식 등에서 이 대표와 조우해 짧게 인사 정도만 나눴다.

 

민주당은 지난해 검찰의 이 대표 관련 수사를 문제 삼으며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고 자연히 두 사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2분쯤 김 의장과 함께 국회 접견실에 들어서며 미리 대기하던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정의당 이정미, 국민의힘 김기현, 이 대표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하며 짧게 악수했다. 이 대표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별도 답은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환담 모두발언에서 "자리를 만들어준 의장님께 감사하다. 여야, 정부가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저희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국회가 요청하는 자료를 충실하게 잘 (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은 "내가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이렇게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원내대표, 또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특단의 각오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올해 예산심사 과정에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며 "여당이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사전 환담에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민생 문제와 관련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 관련 얘기를 대통령이 했고 이 대표도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듣고 민생 대책을 마련하라는 얘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입장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먼저 맨 뒷줄에 있던 홍 원내대표와 이 대표의 순서로 악수했다.

 

윤 대통령이 먼저 손을 건네자 상당수 민주당 의원은 일어나 악수했다. 임종성·이형석 의원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앉은 채 손을 잡았다. 윤 대통령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외면한 의원들도 있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시작하며 이 대표 등 여야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민생과 국가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국회부의장님,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고 한 것이다. 

 

당명은 ‘민주당-정의당-국민의힘’ 순이었다. 통상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의 관례를 깬 것이다. 

 

이 대표를 직접 거명하며 인사를 건넨 것도 다소 생소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공식 행사에서 이 대표와 몇 차례 조우한 적은 있지만 인사말을 건넨 적은 없었다.

 

민주당이 참석을 거부한 작년 연설에선 윤 대통령이 야당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연설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윤 대통령이 예산 정국을 앞두고 거대 야당의 수장인 이 대표의 협력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예산안 집행과 관련해 수차례 야당을 비롯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첨단 산업 분야 세제 지원, 교권 4법 개정 등과 관련해선 “국회의 관심과 협조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옆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또 올해 연설에선 전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지 않았다. 국무회의 등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을 혹평한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연설 후 퇴장하면서 본회의장 통로를 돌아 여야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와는 입장때처럼 또 악수를 나눴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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