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한동훈, '서로 주적'…지지율 17% 국힘, 심리적 분당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2-26 17:23:55
韓 이틀째 대구, 27일 서문시장…대구·부산 무소속 출마설
張 "승리전략 짜겠다" 응징의지…친한 "張, 韓 꺾는 전략뿐"
張사퇴 요구 위원장 vs 당권파 위원장 제소전…"자해정치"
국민의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10%대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TK(대구·경북)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역대급 자중지란에 텃밭 민심도 싸늘해진 것이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당내에선 폭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2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23~25일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45%)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달 1주차 조사와 비교해 민주당은 4%포인트(p) 올랐으나 국민의힘은 5%p 떨어져 격차가 더 커졌다. 17%는 장동혁 대표 취임 후 최저다. TK에서 양당은 28% 동률이었다. 나머지 모든 지역에선 국민의힘이 뒤졌다.
장 대표 직무수행에 대해선 부정평가가 62%에 달했다. 70세 이상과 TK에서도 과반이었다. 긍정평가는 23%에 불과했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로 23, 24일 전국 유권자 1034명 대상 실시)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28.1%였다. 2주 전 조사 대비 3.8%p 하락했다. 중도층에선 무려 8.4%p가 빠져 더 저조했다.
초라한 성적표는 장 대표 책임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악수를 거듭했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거부하며 민심을 등졌다. '윤 어게인' 폭주로 중도 외연확장은 요원해졌다.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를 내치는 '뺄셈정치'로 내분을 키웠다.
정치적 타협을 외면한 한 전 대표 탓도 없지 않다. 대구 보선 무소속 출마 방안이 친한계 진영에서 나오는 것도 정면 승부 예고로 읽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이틀째 대구를 돌며 시민과 소통했다. 27일엔 친한계 의원들과 함께 보수 심장 서문시장을 찾는다. 보수 재건 메시지를 던지며 장동혁 지도부를 저격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도 응징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전날 채널A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 출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승리할 수 있는 선거 전략을 잘 짜보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 재입당이나 선거 연대 여지를 배제하며 맞대응을 예고한 셈이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전날 동아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보수 심장에서 이겨 복귀하는 것만큼은 장 대표가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현 당 대표가 서로를 '주적'으로 삼아 직접 내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친한계와 당권파도 서로를 겨누고 있다. 제1야당이 '심리적 분당' 상태로 치닫는 형국이다.
장 대표를 지원하는 원외 당권파 당협위원장들은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한 비당권파 위원장 24명을 24일 윤리위에 제소했다. 장 대표 당권 유지를 위한 정치적 작업으로 '숙청 정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들은 우재준 최고위원을 비롯해 한 전 대표 대구 방문에 동행하는 의원들도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계파 활동을 금지하는 당헌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비당권파 위원장들도 조만간 당권파 당협위원장들을 맞제소할 계획이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동료를 징계하겠다는 발상은 어느 쪽이든 당을 병들게 할 뿐"이라며 "스스로 입을 막고 귀를 닫는 자해 정치"라고 질타했다.
내전의 불똥은 장 대표와 껄끄러운 현역 단체장에게로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하며 날을 세워 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차 타깃이 될 수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 시나리오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동아일보 유튜브에서 "아주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연일 현역 단체장들을 겨냥해 메시지를 내는데 결국 오세훈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소속 지자체장들을 향해 "정치는 자리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을 때 완성된다"며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공천 심사 이전에, 공고 이전에, 새로운 인재와 시대를 위해 스스로 길을 열어주는 결단,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책임의 모습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당이 무너지고 있는데 중간지대 의원들은 관망세다. 중진들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4선 이상 중진들은 장 대표를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노선 변화를 요구했다.
6선 조경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에게 '윤석열과 절연하자고 하는 세력과 절연하겠다'는 발언을 철회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장 대표 '심사숙고하겠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박원석 전 의원은 "현역 의원들의 비겁함이 도를 넘어 정당을 좀비화시키는 가장 핵심 요인인 것 같다"며 "중진들이 전날 의원총회에서는 입 꾹 다물고 있다가 따로 모여 고작 결론 낸다는 게 장 대표하고 만나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NBS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 미디어토마도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3.1%p, ±3.0%p다. 응답률은 14.9%, 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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