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챙기는 李, 압박하는 강경파…김지용 처리가 시험대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9-21 17:13:43

李, 지지층 달래는 기자회견…"혐오 버리자" 당부 글
리얼미터 지지율 34.8%, 10주만↑…반등 국면 전환?
강훈식 사의표명 "종합적 책임"…李 "아직 결정 못해"
李 단합 메시지에도 강경파들 '金 불가론' 연일 공세
유시민, 뉴이재명을 '신발속 돌멩이' 빗대 "털고가야"

이재명 대통령이 여권 지지층 결속을 다지는데 공들이고 있다. 지지층이 분열하면 국정 부담이 커진다. 지지율과 맞물려 국정 동력이 떨어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다. 취임 초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간 중도·실용적 국정 운영을 통해 외연 확장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성과는커녕 핵심(코어) 지지층마저 이탈하는 조짐이다. 30%대 지지율도 불안한 지경이다. 20%대는 곧바로 레임덕이다. 집토끼 챙기기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 대통령이 각종 현안을 설명한 지난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은 여권 지지층을 달래는데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은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단합을 호소했다.

 

▲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의 친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제라도 혐오와 비아냥, 감정적 비난은 버리자"고 했다. 

 

이 대통령의 극한 표현 자제 당부는 회견 후 X에 자신의 개혁 성과를 정리해 올린 지지자의 게시물을 인용하며 "감사하다. 위로가 많이 된다"고 화답한 것이 강성 지지자들의 항의를 부른데 따른 해명성 조치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과거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라는 멸칭 등을 사용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문제의 글을 삭제하며 "이 작성자의 다른 글로 상처받는 분이 있다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리얼미터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8일 전국 유권자 2507명 대상 실시, 응답률은 4.1%)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34.8%로 나타났다. 전주 조사 대비 1%포인트(p) 상승했다. 두 달 넘게 줄곧 내리기만 하다가 10주 만에 소폭 오른 것이다. 진보층에서 5.9%p(49.3%→55.2%)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기자회견을 통해 연임·공소취소·파병 등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국정 쇄신 의지를 강조하면서 지지율이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18일 회견이 일부 효과를 봤으나 오름폭이 작아 제한적이다. 현재로선 내림세가 잠시 멈춘 건지, 아님 반등 국면으로 돌아선 건지는 불확실하다. 

 

리얼미터 조사엔 지난 19일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의 건이 반영되지 않아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국민 과반이 김 전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 터라 거취 정리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김 전 후보자의 과거 '성추행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김 전 후보자의 전직 보좌관들이 여러 의혹을 담아 작성한 탄원서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 전달됐는데도 당·청이 검증 없이 임명 절차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성남·경기 라인'을 막후 실세로 지목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승원 리스크'가 이 대통령 지지율의 걸림돌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청와대 강훈식 비서실장이 이날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건 인사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려는 모양새로 비친다. 강 실장은 인사위원장으로 인사 검증 총괄자인 셈이다. 여권에선 "청와대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사표 수리를) 어떻게 할지 제가 아직은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에서 귀국하는 27일 이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이 시대에 국민들께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낮은 자세로 국정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추미애 경기지사 등 강경파는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검찰 이력과 과거 행적이 불가론의 배경이다.

 

강경파가 반기를 드는 건 '자기 정치'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검찰 개혁 에서 선명성을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에 부응하며 당내 기반을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추 지사에 대해선 벌써부터 존재감 부각 의도가 노골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집토끼 끌어안기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 후보자에 대한 재검증을 지시한 뒤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에 김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추가 검증들에 대한 요구들이 있어 꼼꼼히 들여다보는 상태"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기관장으로 이 역할을 해야 하는 분이니 검증 내지는 필요한 부분에서 사회적 동의,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지지층 분열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냈는데도 강경파들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이성윤 최고위원은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정치 검찰이 그대로 중수청이 되는 것은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이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며 "중수청장도 검찰 출신이 그대로 강행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추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행정안전부는 윤석열의 용병 김지용 구하기 대변인 노릇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빅스피커' 유시민 작가도 이 대통령을 저격하며 공조했다. 유 작가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멸칭을 사용하는 이른바 '뉴이재명' 세력을 '신발 속 돌멩이'에 빗대며 "그 돌들이 대통령을 힘들게 하고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는데, 계속 발바닥에 작은 돌멩이들이 있는 채 걸어가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꺼내고 털어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문조털래유 등) 멸칭 문제에 대한 진단을 있는 그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는 이 대통령 메시지를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팀정청래'로 활동했던 최고위원들은 김 후보자 지명을 놓고 김민석 대표와 충돌했던 추 지사를 옹호했다. 친청계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민주당 쪽 패널이라는 분들이 민주당 출신 도지사를 방송에서 대놓고 비난하면 이게 도지사에 대한 비판으로 보이겠느냐"고 따졌다.

 

친명계는 이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해야한다고 맞섰다. 전용기 최고위원은 "인사에 대한 검증과 비판을 넘어 대통령이 특정한 결론을 받아들일 때까지 연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인사 문제를 지적하는 건 조금 신중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문제는 추미애 지사"라며 "민주당의 장동혁 되지 마시고 민주당의 추미애가 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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