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재보선, 지선보다 더 흥행?…與 공천혈투·빅매치 주목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4-09 16:45:56
계양을·연수갑 진통…송영길·김남준·박남춘 목매
북갑 하정우·한동훈 대결 관심…李 "河 할일 많은데"
정청래 교통정리 부담 커…8월 전대 불똥 튈 우려도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의 판이 커지면서 공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전국 10여 곳에서 예상돼 '미니 총선'급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역구가 대다수여서 여권 내 혈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곳곳에서 기선 제압용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 김남국 대변인은 9일 국회에서 "해묵은 현안들을 책임있게 풀겠다"며 경기 안산갑 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언론 공지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출사표를 거듭 던진 건 안산갑 출전을 각인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김 대변인은 21대 국회 초선 의원 시절 원조 친명계 모임인 7인회에서 활동할 만큼 이재명 대통령 측근으로 꼽힌다. 안산갑에는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거론된다. 이곳 의원직을 잃은 양문석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김 전 부원장에게 출마를 요청했다.
옛 안산상록갑에서 3선을 지낸 전해철 전 의원도 후보군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행안부 장관을 지낸 친문계 핵심이다.
안산갑처럼 친명계끼리, 또는 친명·비명 간 공천 다툼이 벌어질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인천은 큰 진통이 우려되는 지역이다. 이 대통령의 계양을과 인천시장 후보가 된 박찬대 의원의 연수갑이 보선 대상이다.
계양을에는 송영길 전 대표와 청와대 김남준 전 대변인이 목을 매고 있다. 그러나 한 명은 대안을 찾아야할 상황이다. 그런데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지난달 26일 연수갑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일이 복잡해졌다.
통상 지역구 후임 선정에는 전임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박 의원 의견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박 전 시장을 사실상 추천했다. 둘은 공조하며 서로 선거를 돕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은 낙천을 각오하거나 인천 외 지역으로 가야한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을 위해 계양을을 양보했고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오랜 측근이다. 둘 다 친명이지만 '충성도'에서 김 전 대변인이 유리하다. 송 전 대표의 광주 출마설이 불거진 배경이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달 10일 "호남 출신을 배경으로 하는 정치인 중 차기 대통령 후보를 생각할 수 있는 분은 송영길이 아닌가"라며 광주 출마를 권유했다. 송 전 대표는 일축했다.
경기도에선 안산갑과 함께 평택을, 하남갑 3곳의 재보선이 확정적이다. 하남갑은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의 지역구다. 지난 총선에서 추 의원(50.58%)은 국민의힘 이용 후보(49.41%)에게 신승했다. 보수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눈독을 들여 관심지로 떠올랐다.
조 대표는 전날 경남 창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쉬워 보이는 곳을 택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지역은 택하지 않겠다"며 험지 출마를 예고했다. 이어 "민주당 후보와 경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곳도 험지"라며 하남갑을 꼽았다.
이날 기준으로 경기, 인천을 포함해 재보선이 실시될 지역구는 모두 9곳이다.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충남 아산을,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르는 전재수 의원의 부산 북갑, 울산시장 후보가 된 김상욱 의원의 울산 남갑이 있다.
전북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한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이원택 의원(군산·김제·부안) 중 승자의 지역구도 보선 대상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참여한 대구시장, 부산시장 경선이 끝나면 보선 지역이 추가될 수 있다. 파급력 등을 고려하면 지선보다 재보선이 더 흥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수도권에선 북갑이 가장 눈길을 끈다. 당초 조 대표와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의 빅매치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그러다 최근 청와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의 '차출론'이 회자되면서 관전 포인트가 달라졌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당에서 공식적으로 출마 요청을 할 날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며 불을 지폈다.
급기야 이 대통령이 나서 한마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하GPT(하 수석 별명), 요새 할 일도 많은데,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차출론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하 수석은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북갑에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이 거론된다. 야권에선 한 전 대표가 뛰고 있다. 그는 전날 국민의힘 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 만나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이어 북구 만덕동에서 학생들과 만나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기도 했다.
울산 남갑도 주목된다. 지난 총선에서 김상욱 의원에게 패한 청와대 전은수 대변인이 출마 후보군 물망에 오른다. 그는 그러나 전날 SBS라디오에서 "인사 결재 창에 온기가 아직 마르지 않았다"며 불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인재영입위 부위원장을 맡은 김영진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하 수석 등 '부울경에는 시대교체를 상징하는 젊은 후보들을 내세운다'는 콘셉트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대변인을 남갑 선택지에 넣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했다.
민주당은 후보를 낙점하는 전략공천을 할 방침이다. 지방선거 공천이 끝난 20일 이후 재보선 공천 심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정리 총대를 메야 할 정 대표로선 부담이 적잖은 처지다. 낙천자 반발 등으로 상당한 여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대표 재선 가도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친명·친청계 간 균형 맞추기가 관건이다.
송 전 대표는 국회에 재입성하면 전대 출마를 노릴 수 있는 당권 예비후보다. 정 대표가 송 전 대표 공천 문제를 잘못 다뤘다간 경쟁자 견제 논란 등 구설수에 휘말릴 공산이 적잖다.
청와대 의중도 살펴야한다. 이 대통령의 하 수석 관련 발언은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더라도 선거 승리가 절실한 정 대표로선 하 수석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정 대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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