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시대 그림에 '해시태그'(#)가…

윤흥식

| 2018-09-13 09:05:26

남아공서 발견된 7만3000년 전 그림에 등장
인류 조상 호모사피엔스가 남긴 최초의 그림

알타미라 동굴벽화보다 제작시기가 5만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인류 최초의 그림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해안가 동굴에서 발견됐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남아공 블롬보스 동굴에서 발견된 7만3000년전 그림. [Phys.Org]


방송에 따르면 노르웨이와 프랑스, 스위스, 남아공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남아공 수도 케이프타운으로부터 동쪽으로 300킬로미터 떨어진 블롬보스 동굴에서 인류의 직계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7만3000년 전에 남긴 그림을 발견했다.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검색을 돕는 기호로 쓰이는 해시태그(#)를 연상시키는 이 그림은 길이 3.86㎝, 폭 1.28㎝의 석기 위에 그려져 있었다. 선 6개가 거의 나란하게 그려져 있고, 다른 선 3개가 이들과 엇갈리고 있다.

노르웨이 베르겐대 크리스토퍼 헨실우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미경 및 화학분석을 통해 붉은 선이 산화철 성분의 석간주(石間硃)로 그려졌음을 밝혀냈다. 또 마찰공학을 이용해 선이 그려진 과정을 역추적한 결과, 심의 굵기가 1~3㎜인 석간주 크레용으로 선을 그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이 발견된 블롬보스 동굴은 7만~ 10만년 전 사이에 인류 조상들이 남긴 석기와 조개 구슬 등 다양한 유적이 발견된 곳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통해 아프리카에 살던 초기 호모 사피엔스들이 다양한 기술과 재료를 이용해 기호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같은 조사 및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13일 자에 공개했다.

지금까지는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4만년 전 유럽에 정착하면서부터 추상적 기호들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발견으로 그 시기가 3만년 이상 거슬러올라가게 됐다.

한편 이번 ‘그림’은 그린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었겠지만, ‘미술작품’이라고 부르기에는 미흡하다는 견해도 연구팀 안에서 제기됐다.

인류 최초의 미술작품으로 평가받는 알타미라 동굴의 황소그림은 지금부터 약 1만9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이번에 발견된 원시적 형태의 그림과는 제작연대가 5만년 이상 차이가 난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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