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굴비세트’는 옛말…썰렁해진 여의도 '한가위'

김광호

| 2018-09-23 03:22:29

국회, 3~4만원대의 과일이나 특산품, 버섯이 대부분
정당 관계자 "합리적 가격으로 선물하는 문화 정착"

"이제 고가의 추석 명절 선물은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게다가 선물이 들어오는 양도 눈에 띄게 줄었어요."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1층 로비 택배보관소는 예전과 사뭇 다른 풍경을 자내고 있다. 한눈에 봐도 택배물량은 예전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그나마 한우, 전복, 홍삼 등 고가의 물품은 찾아보기 어렵고 3-4만원 가량의 과일, 특산품 등이 대부분이었다. [김광호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1층 로비의 택배보관소는 썰렁한 모습이었다. 한눈에 봐도 오가는 택배물량은 적었고, 그나마도 한우, 전복, 홍삼 등 고가의 물품보다는 3-4만원 가량의 과일, 특산품 등이 대부분이었다.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 상임위원장들의 사무실이 있는 국회 본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본관 출입구 한 켠에 몇개의 명절 선물들이 눈에 띄긴 했지만, 추석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양은 적었다.

오는 28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2주년을 앞둔 가운데, 김영란법의 본래 취지가 국회에서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다수의 국회와 정당 관계자들은 "명절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이던 과거와 비교하면 확연히 적은 물량"이라며 "또한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금액 내에서 선물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날 국회 로비에 쌓인 택배 가운데 내용물이 표시된 선물의 가격대를 확인해 본 결과, 사과나 배 등 청과물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적게는 1만원 대에서 많게는 4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중저가 와인이나 표고버섯의 가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내교섭단체 정당 소속 한 의원에게 배달된 와인의 시중 가격은 3만원 후반대로 '식사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으로 정한 김영란법 상한선 내 금액이었다.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1층 로비의 모습은 예전과 딴판이었다. [김광호 기자]

 

의원회관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초기에는 시중 물품의 가격이 법이 정한 상한선을 따라 조정되지 못하면서 '반품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지금도 일부 선물이 5만원을 초과해 곧바로 반품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선물은 김영란법이 정한 상한선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과 달리 내용물을 알아볼 수 없도록 내용물 표시 라벨이 없는 선물이 이따금 들어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날 선물을 수령한 한 국회의원 의원실 관계자는 "선물이 도착하면 일일이 가격과 발송인을 확인한다"며 "직무관련성이 있는 기관 등이 보낸 선물은 가격을 따지지 않고 반품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다른 정당 관계자도 "형식적인 선물이 줄어 오히려 편해졌다"며 "선물을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 내에서 선물하는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김영란법이 잘 정착됐다는 하나의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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