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징계 '無' 윤리특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까?
김광호
| 2019-02-04 02:33:39
20대 윤리특위 계류중 징계안 21건…처리·징계 모두 '0'
18·19대는 징계 1명씩…2월 윤리특위 결과에 관심 집중
자유한국당은 1월 17일 '목포 투기' 의혹에 휩싸인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재판 청탁' 의심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2월 개최를 앞둔 윤리특위에서 징계받는 의원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당 소속인 박명재 윤리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한국당 몫 3명, 바른미래당 몫 1명이 국회의장의 윤리심사자문위원 위촉을 받아 2년 임기를 개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문위원회가 구성됨에 따라 박 위원장은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권미혁·한국당 김승희·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과 회동하고 윤리특위에 회부된 징계안 처리에 대해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윤리특위 여야 3당 간사는 오는 7일 만나 징계안 처리와 관련해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윤리특위에는 21건의 징계안이 계류중이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아직 징계받은 의원이 한 명도 없는 데다 18·19대 국회에서도 각각 1명씩에 불과해 이번에도 '제식구 감싸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때도 윤리특위는 흐지부지된 바 있다.
18대 강용석, 19대 심학봉…20대 불명예 의원은 과연 누구?
윤리특위는 국회의원의 비윤리적 행위를 감하고 자격심사·징계에 관해 결정하는 특별위원회로, 국회법상 의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전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국회법은 국회의원 징계를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 출석 정지', '제명' 등 네 가지로 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윤리특위가 국회의원 징계안을 가결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본회의에 올라가는 징계안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지난 18대 국회부터 최근 20대 국회까지 살펴보면 윤리특위서 징계안이 가결된 의원들은 단 두 명에 불과하다.
먼저 18대 국회에선 54건의 징계안 중 윤리특위서 가결된 안은 1건으로 당사자는 강용석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강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7월 대학생 토론회에 참석한 아나운서 지망 대학생에게 여성과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었다. 그러나 제명안은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본회의는 제명 대신 '30일 국회 출석 정지'를 의결했다.
19대 국회 역시 윤리특위에 접수된 총 39건의 징계안 중 단 1건이 가결됐는데, 지난 2015년 9월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심학봉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심 전 의원의 제명안은 윤리특위 징계심사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재적의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다만 심 의원은 본회의에서 제명안이 통과되기 직전 의원직을 사퇴해 징계가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다.
이번 20대 국회의 경우, 윤리특위에 접수된 징계안은 21건이다. 이중 징계심사소위까지 회부된 안건은 5건이며 한국당 의원이 3건(한선교 2건·김진태 1건), 민주당 의원 1건(김민기), 민주평화당 의원 1건(박지원)씩이다.
국회 회의록에 등록된 윤리특위 회의는 3년 동안 8번이 전부였다. 이 가운데 7개 회의의 주요안건은 특위 구성의 건이었으며, 징계 관련 주제를 중심으로 잡은 회의는 단 한 차례뿐이였다. 한선교ㆍ김진태ㆍ박지원ㆍ김민기ㆍ김도읍ㆍ조원진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결론적으로 한 명도 징계받지 않았다.
윤리특위 의원들 "징계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 목소리
서영교 의원은 윤리특위 위원이었으나 '셀프 감사' 지적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윤리특위 위원을 다른 의원으로 교체했다. 또 심기준 민주당 의원도 윤리특위 위원을 사임하면서 같은당 금태섭 의원과 이철희 의원이 새로 보임됐다.
그렇다면 윤리특위 소속 3당 의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소속당 의원들의 징계 여부와 함께 당론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의원들은 여야 모두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른 당 의원들의 징계를 강력하게 주장하기에는 소속 당 의원들의 징계 여부까지 얽혀있어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2월 7일로 예정된 간사회의에서) 자문위 의견이 제출된 징계안은 자문위 의견을 참고해 조속하게 징계여부를 결정하고, 미상정된 안은 전체회의에 상정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특위에서 징계받는 의원이 나올 가능성을 묻자 "특정사안에 대한 관심 여부보다는 윤리특위가 제 기능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보편적인 절차를 어길 수는 없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면서 "윤리특위는 안건을 심사하는 데 있어 여야나 정당 간의 관점이나 이해관계를 떠나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권미혁 의원은 대통령의 조해주 선관위원 임명 강행을 구실로 삼은 한국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을 언급하며 "과연 윤리특위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권 의원은 "한국당은 명백히 손혜원·서영교 의원을 겨누고 있는데, 사실 한국당의 최교일 의원도 새로운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위를 열지 말지부터 논의를 시작해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 한국당 입장부터 들어봐야 한다"면서 "또한 계류돼 있는 징계안 중 어디까지 다룰 건지에 대해 간사 회의 때 우선 의논을 해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당 의원들도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윤리특위 소속 윤재옥 의원은 "아직 해당 의원들의 문제되는 사실관계를 서면으로 보거나 따져보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아직은 정치적인 얘기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그는 "그러나 징계라는 것은 정치적인 판단과 더불어 사실관계나 법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것을 따져보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사실관계나 법리관계를 따져서 잘못이 밝혀진다면 국민의 눈높이에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징계받은 의원이 전무한 20대 국회 윤리특위가 과연 이번에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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