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서이초 9·4 추모 교사 징계 철회…"신분 불이익 없다"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9-05 16:34:27
교육부 "'법·원칙 따른 대응, 경고 아닌 법령 안내"
尹 "교사들 목소리 깊이 새기라"…교육부에 영향
與 주문도 작용…"교사에 관용적 입장 취해달라"
교육부는 5일 서울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는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연가·병가를 낸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공식 철회했다. 서이초 교사 49재를 계기로 분출된 성난 '교심'( 敎心)을 감안해 정부가 엄정 대응 방침에서 물러선 것이다.
이주호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만나 교육부의 징계 철회 의견을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4일 추모를 위해 연가·병가를 내는 등 집단행동을 하는 교사를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법과 원칙에 따라 엄청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던 건 경고가 아닌 법령 안내 차원이었다며 '갈등 치유' 차원에서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전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징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교육계에는 이날 공식 의견을 전했다.
이 부총리는 "고인에 대한 순수한 추모의 마음과 교권회복에 대한 대다수 선생님의 마음을 잘 알게 됐다"며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한 것은 다른 선택을 생각할 수 없는 절박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모에 참가한 선생님들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할 것"이라며 "교육당국이 선생님들을 징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교육부는 4일 임시휴업(재량휴업)한 학교 교장도 징계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단기간에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고 학교 신뢰를 되살리는 것은 교육부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며 "입법을 통해 보완돼야 할 부분, 학부모님들이 협조할 부분, 지역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도움 줘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 '모두의 학교'라는 교육계 전체가 함께 하는 범국민 학교 바꾸기 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라며 "교권회복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매주 1회 선생님들과 정례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선생님들한테 법령에 정해진 내용을 자세하게 안내하는 것은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교사가 추모에 참여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게 오해하실 수 있지만 (참여자) 숫자와 상관없이 갈등의 치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부와 여당의 주문이 교육부 선회 이유라는 분석이 적잖다. 윤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주말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야 한다"며 "교권 확립과 교육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하자 대통령실과 교육부가 물밑조율을 거쳐 '온건 대응'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은 교육 당국에 엄정 대응 자제를 주문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에 관용적 입장을 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엄정 대응이 원칙이긴 하지만 법에도 눈물이 있다. 이번 사안은 예외로 적용하기에 충분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교원단체는 징계 철회를 환영하면서도 교권회복을 위한 과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국 회장은 "교권이 회복될 때까지 교육부가 최선을 다하고,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수업·상담·지도·평가 외의 업무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서 위원장은 "아동학대 관련법 등을 개정하고 교권보호 종합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교육청도 행·재정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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