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에 신음하는 韓경제…'최초' 2년 연속 1%대 성장률 그치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8-14 17:11:39

느린 반도체업황 회복·중국 경기 부진·국제유가 상승 겹쳐
"중국 침체에 韓경제 타격 커…내년도 어려움 지속될 듯"

한국 경제가 점점 더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예상보다 느린 반도체업황 회복, 중국 경제 부진, 국제유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2년 연속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대에 그칠 위험이 제기된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8개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올해 7월 말 내놓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다. 6월 말 2.0%에서 0.1%포인트 후퇴했다. 

골드만삭스(2.6%), 바클레이즈(2.3%), BoA-ML(2.2%) 등은 내년 성장률을 2%대로 예상했다. 씨티·JP모건(1.8%), UBS(1.7%), HSBC(1.6%), 노무라(1.5%) 등은 1%대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예측하는 가운데 내년까지 1%대에 그칠 경우 2년 연속 1%대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4년 이후 역대 최초다. 

경제 전망이 어두운 이유로는 한국 경제에서 비중이 큰 수출 부진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수출(541억4000만 달러)은 전년동월 대비 9.3% 줄었다. 10개월 연속 감소세로, 6월까지 누적 수출(3108억8000만 달러)은 전년동기 대비 12.5% 감소했다. 

수출이 부진하니 경상수지도 안 좋다. 6월까지 누적 경상수지가 24억 달러에 그쳐 전년동기보다 약 90%나 급감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852억 달러에서 지난해 298억 달러로 급감했으며, 올해 더 축소될 전망이다. 

내년 수출 전망도 좋지 않다. 반도체업황이 회복하고는 있으나 속도가 느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조8918억 원이다. 올해 초(7조8158억 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SK하이닉스는 영업손실 전망치 평균이 같은 기간 6477억 원에서 1조7507억 원으로 확대됐다. 반도체업황 회복 속도가 느린 영향이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내년 반도체 수출이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작년 수준을 회복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이 기대에 못 미친 점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다. 중국의 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5%나 급감했다. 2020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수출이 가장 크게 줄었다. 최근 수출이 3개월 연속, 수입은 5개월 연속 감소세다. 

더불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0.3%)이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불거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 2개국(G2)인 중국의 경기 부진은 세계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10일까지 한국의 대중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5.9% 급감했다.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대중 수출이 감소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여파는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클 것"이라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악재가 겹치다 보니 내년까지 수출이 부진할 거란 예측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에도 수출이 좋아지긴 어려울 듯하다"며 "'한미일-공급망'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수출이 회복할 수 있으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00억 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 흑자는 작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재작년 수준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까지 뛰고 있다.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는 올해 상반기 6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상승, 80달러대로 올라섰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9일(현지시간) 배럴당 84.4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배럴당 87.55달러)도 연중 최고치였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올해 가장 높은 가격(배럴당 87.73달러)을 나타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의 감산 정책과 원유 수요 증가세로 올해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4월 경상수지가 적자에 머물다가 5~6월 흑자로 돌아선 데에는 원유 등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 덕이 컸다"며 "국제유가가 뛰면 경상수지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내년 한국 경제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성 교수는 "중국 경기침체가 한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내년에도 우리 경제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강 대표는 "중국 경제 부진이 심각한 데다 반도체업황 회복 속도도 느리다"며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나아질 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출 등 경기가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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