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잇따른 악재…그룹 위상도 흔들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7-28 11:43:18

'궁평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정자교 붕괴사고'에 연관
품질관리 규정 안 지켜 '벌점'…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
형제간의 갈등 이후 쪼그라든 그룹 위상 더욱 위축될 듯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중간지주사이자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도급 순위 15에 달하는 금호건설이 잇따른 악재를 맞았다. 지난 13일 큰 인명피해가 빚어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침수 사고에 금호건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지난 4월 일어난 경기 성남시 '정자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부실공사를 이유로 성남시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여기에다가 부실시공을 막기 위한 품질 관리도 미흡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 더불어민주당 도종환(청주 흥덕) 의원이 지난 21일 공개한 붕괴 직전 미호천교 임시 제방 보강 작업 장면. [영상 캡처]

궁평 지하차도 침수사고, 임시제방 설치에 문제 없었나?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미호천교를 확장 신설하는 공사과정에서 기존 제방을 허물고 그 자리에 임시제방을 설치했는데 집중호우로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모두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큰 인명피해를 일으킨 것이다. 이 공사를 맡았던 곳이 바로 금호건설이다. 

오송 재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사고는 둑을 사전에 쌓고 배수로를 정비해야 하는 공사의 기본을 무시한 것이라면서 발주처인 행복청과 시공사인 금호건설 등에 대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은 행복청이 제시한 '시방서'에 따라 제방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4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금호건설과 행복청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따라서 수사결과 사고에 대한 금호건설의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나겠지만 일정부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일반적 시작이다.

▲ 보행로 붕괴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사고 현장에서 지난 4월 7일 오전 경찰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성남시, '정자교 붕괴사고' 관련 금호건설에 손해배상 소송 제기

지난 21일에는 성남시가 금호건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제기했다. 지난 4월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정자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금호건설에게 부실 공사의 책임이 있다고 것이다. 성남시는 소장에서 철근의 이음 방식과 길이, 그리고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남시는 소송에 앞서 지난 14일 사고원인 규명에 필요한 현장 감정을 위해 법원에 증거 보전을 신청했다. 정자교는 지은 지 30년 된 노후 교량이지만 증거를 조사를 통해 금호건설의 부실시공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품질 관리 규범 지키지 않아 벌점

최근에는 금호건설이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LH)로부터 '시험실 규모와 시험장비 또는 건설기술자 확보 미흡'으로 벌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로 벌점을 받은 것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금호건설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 규정은 건설공사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콘크리트 강도를 비롯해 철근이나 목재 같은 건축자재의 품질을 점검하고 공정에 대한 지도 관리를 위한 것이다. 말하자면 품질관리를 위해 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어서 궁평2 지하차도 사고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그룹 분리, 오너 리스크 등 복합 위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간의 갈등 끝에 금호석유화학 그룹이 분리됐고 아시아나 항공은 매각이 확정적이어서 금호고속, 금호건설의 단출한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너인 박삼구 전 회장은 공정거래법 등의 위반 혐의로 지난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어 오너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그나마 금호건설이 어울림, 리첸시아 브랜드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건설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도급 순위를 보더라도 2018년 이후 줄곧 20∼23위를 맴돌다가 작년에 15위로 올라섰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명맥을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올 들어 잇따른 대형 사고에 이름을 올리면서 금호건설의 앞날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은 그룹 전체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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