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NFT' 코인업자, 사기 혐의로 檢 조사 받는다
전혁수
jhs@kpinews.kr | 2023-07-21 09:24:14
코인 사기 혐의로 수사 받던 중 윤석열 NFT 발행
홍문종·나경원 홍보 동원돼…羅 "지역주민 요청"
김진태도 NFT 발행…"고교동기 제안으로 만들어"
지난해 대선 직전 '윤석열 NFT'를 발행한 코인업자가 사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서울동부지검은 이 사건을 사이버범죄수사부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달 22일 바시드 코인 한국지사장 A 씨와 모집책 B 씨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으로 넘겼다. 이 코인업자는 '윤석열 NFT'를 발행할 당시 다른 코인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칭이다. 코인업계는 NFT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에 '고유의 인식 값'을 부여하기에 희소성에 따른 투자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정치인 NFT'는 큰 화제가 됐다.
억대 사기 수사 받던 중 '윤석열 NFT' 찍은 코인업자
경찰은 A, B 씨가 미리 짜고 투자자 14명을 속여 3억90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경찰이 검찰에 넘긴 사건은 바시드 코인 투자자 일부가 지난 2021년 10월 21일 고소한 것에 한정된다. 바시드 코인 피해 전체 금액은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
B 씨는 2020년 10월, 11월 쯤 영남권 투자자 14명에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유 거래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바시드 코인 구매를 권유했다. 그는 "2020년 12월 1일 거래소에 상장될 것이고 상장 직후 코인 물량 30%의 록업(Lock up·임시로 코인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을 해제할 것이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그러나 상장 후 록업은 풀리지 않았다. 속은 투자자들은 2021년 10월 21일 A, B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 씨는 지난해 '윤석열 NFT'를 발행한 C사 최대주주다. C사는 A 씨 주도로 2021년 11월 설립된 코인업체다. C사 설립 당시 A 씨는 이미 바시드 코인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태였다.
지난해 3월 7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직속기구인 '미래를 여는 희망위원회'(미래희망위원회)는 대선 기간 눈길을 끈 윤석열 후보의 어퍼컷 모습 등이 담긴 '윤석열 NFT' 2만2392개를 발행했다. 이때 '윤석열 NFT' 발행 업무를 맡은 업체가 C사였다
2만2392는 '2022년 3월 9일 대선에서 기호 2번 윤석열에 투표하자'는 의미였다. 미래희망위원회는 지난해 2월 전·현직 국회의원 20여 명이 윤 후보 지지선언을 한 뒤 설립된 기구다. 위원장은 친박신당 홍문종 전 의원이 맡았다.
친박신당 대표인 홍 전 의원은 대선 직전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윤석열NFT' 발행 당시 홍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윤 후보의 주요 대선 공약이나 메시지 전달은 물론 커뮤니티 기능으로 토론까지 담아낼 수 있는 직접 소통 방식의 NFT 출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홍보했다.
홍 전 의원이 적극 나선 데는 C사 대표와 친분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사 최대주주인 A 씨는 UPI뉴스와 통화에서 "홍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C사 대표이사 D 씨가 발행을 제안했고 홍 전 의원이 수락해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C사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 NFT도 발행했다.
"윤석열 코인" "정부가 밀어준다" 코인 판매…A 씨 "모집책 일탈" 해명
'윤석열 NFT'로 이력을 쌓은 C사는 대선 2개월 뒤인 지난해 5월부터 E코인을 발행해 판매했다. 회사 모집책들의 마케팅에는 '윤석열 NFT'와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적극 활용됐다.
나경원 전 의원은 2021년 12월 C사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회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C사 홈페이지에는 최근까지 홍, 나 전 의원이 등장한 영상이 올라가 있었다. 김진태 지사가 회사 임원과 함께 찍은 사진도 게재됐다.
E코인 모집책들은 '윤석열 NFT' 발행 실적과 홈페이지를 내세워 '윤석열 코인' '정부가 밀어주는 코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자한 코인' 등을 선전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한 투자자는 "주변에서 윤석열 코인이라고 설명해 구매했다"고 밝혔다. 다른 투자자는 "정부가 밀어주는 코인이라고 설명해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는 E코인이 윤 대통령, 국민의힘과 연관된 것이라고 설명하는 블로그 글이 있었다. 지난 1월 한 블로거는 "재단(코인회사) 창립기념식에 우리가 아는 국회의원도 눈에 띄는데요"라며 "지금은 이름도 생소하지만 제2의 윤석열 코인이 될 코인이라고 생각하는 코인이 바로 E코인"이라고 썼다.
투자자들은 C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C사는 "모집책들의 일탈"이라는 입장이다. A 씨는 "우리는 '윤석열 코인', '국민의힘 코인'이라고 지칭하며 판매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모집책들이 사기를 친 것이지, 우리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일부 투자자가 나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무혐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회사 홈페이지에 등장한 정치인들은 코인업자와의 친분을 강하게 부인했다. 나 전 의원은 "지역구 주민의 간곡한 요청으로 격려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그 이후 한 차례도 C사에 방문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지사는 "그 회사 임원(D 씨)이 고등학교 동기생이라 강력 추천을 받아 (NFT 발행을)하게 됐다"며 "(선거에서)효과는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구속된 상태다.
UPI뉴스는 대통령실에 '윤석열 NFT' 발행 경위와 A 씨 수사 상황 인지 여부 등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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