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수신료 분리징수안 방통위 통과…이달 중순쯤 공포·시행될 듯
박지은
pje@kpinews.kr | 2023-07-05 16:13:16
규정상 공포 후 시행이나 KBS-한전 실무협의 남아
한전, 분리징수 채비…KBS "시행령 절차적 문제많아"
野 4당 "언론탄압"…與 "국민명령 거부, 의원직 사퇴"
윤석열 정부가 추진중인 'KBS 수신료 분리 징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5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과됐다. 주무 부처 관문을 넘은 것이다.
개정안은 앞으로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공포되면 유예 기간 없이 즉각 시행된다. 이르면 이달 중순 공포·시행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결을 실시했다. 여권 추천 위원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이 찬성했다. 야당 추천 위원인 김현 상임위원은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했다.
개정안은 제43조 제2항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할 수 있다'를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로 개정했다.
방통위는 개정안에 대해 "지금까지는 수신료 납부 의무가 없는 경우에도 수신료 징수의 이의신청, 환불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국민이 납부 의무 여부를 명확히 알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 시행과 달리 실제 분리 징수가 이뤄지는 시기는 조금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에서 한국전력이 위탁자인 KBS와 분리 징수 이행 방안을 협의해 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방통위 사무처도 이날 "이행 시기를 특정하기보다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되 KBS와 수탁자가 이행방안을 협의해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에 따라 전기요금과 수신료를 분리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3년 단위로 갱신되는 수신료 징수 업무 위탁 계약 만료 기한은 내년 말이다. 한전은 우선 계약 상대방인 KBS와의 원만한 협의를 거쳐 '분리 징수'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전은 방통위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KBS와의 협의가 원활치 않는다면 시행령 개정 취지에 맞는 방향으로 분리 징수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내부 법리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요금 고지서와 별도로 TV 수신료 고지서를 따로 찍어 배부하는 방안, 현행 전기요금 고지서를 기반으로 TV 수신료 부문만 절취선 방식으로 고지서를 고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분리징수는) 엉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의 소중한 의견으로, 정부는 거기에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TV 수신료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선택권 차원에서 분리(징수)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KBS는 입장문을 통해 "방통위 의결은 지난달 5일 대통령실이 'TV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안'을 발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이뤄졌다"며 "시행령 개정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많았다"고 반발했다.
KBS는 "방통위는 시행령 개정안을 일반적인 입법예고 기간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한 10일 동안만 입법예고하고 통과시켰다"며 "행정입법에 필요한 사전영향평가나 규제심사, 법제처장 협의가 이뤄졌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KBS는 입법예고 기간을 40일에서 10일로 단축하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며 헌법재판소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 정지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을 낸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야 4당은 성명을 통해 "용산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김효재 직무대행 체제의 '반쪽 방통위'가 공영방송의 근간을 허무는 데 앞장섰다"며 "언론탄압"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시행령 개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분리 고지에 따른 징수 비용 상승 등 국민 부담과 사회적 혼란만 커지게 됐다"며 "공영방송의 공적 역할 또한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언론을 탄압하고 방송장악을 시도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국회 과학방송통신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을 향해 "국민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의원직 총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V수신료 분리징수는 국민 97%가 찬성하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며 "민주당도 2011년 전기요금과 통합징수 되는 현행 징수체계의 불합리한 점을 인정해 분리 징수를 하기로 한 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정권이 뒤바뀌자, 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한 KBS 체제를 영구히 하기 위해 국민이 요구하는 분리징수를 근거도 없이 궤변 수준의 억지 주장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이 자체만으로도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므로 민의를 대표하는 선출직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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