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미신고 영아 23명 중 3명 사망"…복지부 "2000명 전수조사"
박지은
pje@kpinews.kr | 2023-06-22 16:48:45
1% 표본조사 중 수원, 창원 등서 영아 사망 발견
화성선 유기…조사 진행 속 감사원 "전수조사 검토"
복지부 "임시 신생아번호만 있는 아동 전수조사"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산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무적자' 영유아가 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 여부 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이들 중 1%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현재까지 최소 3명이 영양결핍 등으로 이미 사망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22일 확인됐다. 1명은 보호자가 베이비박스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무적자'에 대한 전수조사 추진 방침을 밝혔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복지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복지부 정기 감사에서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에 허점이 있는지 들여다봤다.
의료기관에서 출생한 신생아에게 출생신고 전 예방접종을 위해 부여되는 '임시신생아번호'는 있지만 추후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아이들을 감사원이 추려보니 숫자가 2236명에 달했다.
경기가 6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70명, 인천 157명, 경남 122명 순이었다.
감사원은 이들 중 약 1%인 23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무사 여부를 확인하게 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아동이 필수 예방접종과 보육지원 등 복지에서 소외되거나 범죄 등 위기상황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 21일 보도된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조사에서 아동 사망 사례 1건과 유기 의심 사례 1건도 추가로 발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아동 A 군의 경우 생후 76일쯤 영양결핍으로 사망했다. A 군은 그간 병원 진료나 복지혜택에서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화성시와 함께 조사한 사례에서는 2021년생 아이를 출산한 보호자가 '아이를 익명의 제3자에게 넘겼다'고 진술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보호자를 아동복지법 위반(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생 한 아이는 출생 직후 보호자가 베이비박스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본 아동 23명에 대한 조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여전히 안전이 불분명한 나머지 2000여 명을 복지부 위기아동 조사 대상에 포함해 전수조사할지 검토하고 있다.
감사원은 보도자료에서 "복지부는 올해 4월 학대위기·피해아동 발굴 및 보호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일제조사에 착수했으나 조사 대상을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아동으로 한정하고 출생 미신고 아동은 제외했다"며 "이 때문에 실태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해당 아동들이 출생신고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관계 당국과 공유하도록 하는 등 조치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긴급조사가 필요하면 경찰청과 협의해 조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무적자 영유아 2000여 명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감사원의 감사 내용에 따라 경찰청·질병청·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출생 신고가 되지 않아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임시 신생아 번호만 있는 아동의 소재·안전 확인을 위해 전국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수원시 영아 사건과 관련해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들이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게 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자체를 통해 아동 보호자에게 연락해 아동의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아동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때에는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2236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의 질의에 "경찰청, 질병관리청, 지자체와 협의해 임시 신생아번호만 있는 아동에 대해 전수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