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건강 불안감" 간호법 거부권 행사…野·간호사 반발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5-16 14:34:01

국무회의서 "과도한 갈등 불러"…양곡법 이어 두번째
"3대 개혁 미뤄서는 안돼…국민 보며 좌고우면 않겠다"
文정부 겨냥 "정치 이념 매몰된 국가정책 피해 보여줘"
민주 "국민과 맞서, 재투표할 것"…간호협회, 투쟁예고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강행 처리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간호법 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한 뒤 회의 직후인 낮 12시10분쯤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또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사회적 갈등과 불안감이 직역 간 충분한 협의와 국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 후 처음 열린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정 쇄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 출범 2년 차 첫 국무회의다. 남다른 소회와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국민이 나라의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더욱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도, 미뤄서도 안 된다"며 "개혁은 언제나 이권 카르텔의 저항에 직면하지만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이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재정 기조, 부동산·에너지 정책 등을 중심으로 지난 1년 성과를 들어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국가채무가 5년 만에 400조 원이 증가해 총 1000조 원을 넘어섰다"라며 "방만한 지출로 감내할 수 없는 빚을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약탈"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지난 정부 5년간 서울 집값이 두 배로 폭등했고,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10배 이상의 세금을 감당해야 했다"며 "반시장 정책은 대규모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는 이념적, 반시장적 부동산 정책을 정상화했다"고 자평했다. "이념적, 정치적 정책을 완전히 폐기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원전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탈원전과 방만한 지출이 초래한 한전 부실화는 한전채의 금융시장 교란을 더 이상 놔둘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과학에 기반하지 않고 정치 이념에 매몰된 국가 정책이 국민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고유 권한인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이번이 2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첫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건강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며 "정치 외교도, 경제 산업 정책도 모두 국민 건강 앞에는 후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건강은 다양한 의료 전문 직역의 협업에 의해 제대로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간호법은 기존 의료법에서 간호를 분리하고 간호사 활동 범위에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내용이다. 이 법을 놓고 보건의료계는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의사, 간호조무사 등은 간호법에 강력 반대하지만 대한간호협회는 거부권 행사시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간호협회는 국무회의 직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공정하고 상식적이지 못한 불의한 정치인과 관료들을 2023년 총선기획단 활동을 통해 단죄하고 파면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간호법 처리는 다시 국회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거부권 행사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자력으론 재의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재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간호협회와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정국이 경색되는 조짐이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며 "국민통합의 길로 가야 할 정치 상황은 극단적 대치의 길로 가게 됐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민 뜻에 따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 국민 건강권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반발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회에 대한 거부, 협치에 대한 거부"라며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보건 의료계 직역 간 극한 갈등을 불러온 법인 만큼 거부권 행사는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의료계가 두 쪽으로 갈라져 극심한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은 부작용이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의석수로 밀어붙인 거대 야당 때문"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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