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 깃발 드는 안철수·유승민·홍준표…불안한 김기현 리더십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5-11 10:03:01
洪, 대통령실·金 연일 저격…"비난이 아닌 팩트"
劉 "대통령실서 정치 제일 모르는 분은 尹대통령"
安 "尹정부 변하지 않으면 총선 승리 없어" 경고
당내 "세명, 차기행보 시작?"…지도부 흔들기 관측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1일 "일부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로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당대표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의 일원은 언행에 있어 더욱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열흘 만에 재개했다. 지난 4일, 8일 두차례 취소된 바 있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은 잇단 설화로 당 윤리위 징계 심사에 올랐다.
태 최고위원은 전날 징계 결정 전 물러났다. 김 최고위원은 버텼다.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과 1년의 처분이 내려졌다. 태 최고위원의 징계 수위는 낮아졌다. 김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공천이 어려운 중징계를 받았다.
김기현 지도부는 분란의 불씨였던 두 사람 거취를 정리하며 심기일전 계기를 마련했다. 최고위원들은 "다시 신발끈을 동여매겠다"고 했다.
하지만 3·8 전당대회 후 두달 만에 최고위원 2명이 낙마해 김 대표 리더십에 흠집이 났다. 특히 두 사람 문제는 비윤계가 목청을 높이는 빌미를 줘 김 대표 부담이 커진 형국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라이벌이었던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이 앞다퉈 '비윤 깃발'을 쳐드는 모습이다. 김기현호의 불안한 항해가 예상된다.
홍 시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정부여당을 때렸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 "당에 쓴소리해도 옹졸한 (국민의힘) 당대표가 말을 안 듣는다" 등이다.
홍 시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비난이 아닌 팩트"라고 거듭 저격했다. 그는 김 대표에 대해 "당선된 이후로 전광훈 목사에게만 전화 열심히 했지 나한테는 한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이 귀를 열어야 하는 게 아니고 (주변에) 직언할 만큼 배짱이 있고 그만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비난했다는데, 비난이 아니고 팩트"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독설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대통령실에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홍 시장 말이 참모들을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대통령실에서 정치를 제일 모르는 사람은 윤 대통령"이라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당과 대통령이 협력해 나가는 거지 당정 일체라는 것은 검사동일체하고는 다른 것"이라며 "대통령이 무슨 검찰총장하듯 딱 지시내리면 다 들어야 되고 자기 말은 다 옳고 늘 전능하고…"라고 꼬집었다. 이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며 "국민들께서 바로 그 지점을 실망해 많이 기대를 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엔 태 최고위원 징계에 대해 "'정무수석이 사실상 불법 공천 협박을 했다'는 '거짓말'로 대통령실을 능멸한 죄 치고는 3개월이 너무 가볍지 않나"라고 썼다.
안 의원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변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2030 세대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고 중도층은 부정평가가 65%를 넘은 지 오래"라며 "내년 총선에서 야당을 찍겠다는 분들이 여당을 찍겠다는 분들보다 10% 이상 높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개혁을 못하면 정권을 다시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며 "정권을 빼앗기면 대한민국은 어두운 미래를 맞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일엔 대통령실을 향해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전 선행돼야 할 작업들이 많은데 그 부분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선 "세 사람이 벌써부터 차기 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을 맴돌면 대통령실과 김 대표에 대한 세 사람의 공세가 갈수록 거칠어질 것"이라며 "총선을 걱정하는 의원들의 동요가 클수록 이들이 지도부를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 대표 체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집안싸움으로 날을 지새게 된다"며 "공천문제까지 맞물리면 친윤·비윤 계파갈등으로 당이 휘청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친윤계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며 견제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의도했던 정치적 목적을 홍 시장이 다 달성해 준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가 홍 시장과 짧은 대화를 하고 나오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면서다.
유 대변인은 "이 대표가 홍 시장을 너무 잘 알았던 것 같다"고 짚었다.
하태경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홍 시장이 사리분별력이 상당히 떨어지더라"며 "윤석열 정부를 적대시하는 이 대표 앞에서 꺼낼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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