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태영호, 자진사퇴할까…안철수·홍준표, 김기현 압박

박지은

pje@kpinews.kr | 2023-05-09 15:50:09

김기현, 지도부 공백 우려해 金·太 자진사퇴 유도
安 "징계 지금도 늦어…지도부 기대 낮아져 우려"
洪 "길 잃은 양 동정하다간 당 침몰…탈당권유해야"
太 "현시점에서 드릴말씀 없어"…金도 버티기 모드

국민의힘 윤리위가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정을 오는 10일로 미루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당 안팎에선 연기 배경에 대한 여러 관측이 나왔다. 두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를 유도하기 위한 김기현 대표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징계 결정 전 자진사퇴할 경우 양형 사유에 반영되나'라는 질문에 "만약에 그런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이라고 답했다.

▲ 국민의힘 김재원(왼쪽)·태영호 최고위원. [뉴시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정치적 해법'에 대해 "많은 분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을 알고 있고 저도 그런 부분이 상당 부분 녹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 압박 배경에는 지도부 멤버 2명이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로 퇴출당하는 것보다 모양새가 좋다는 점이 일단 꼽힌다. '지도부 리스크' 우려도 깔려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직은 당원권 정지 시에는 '사고', 탈당 권유부터 '궐위'로 인정된다. 탈당 권유 또는 제명에 따른 최고위원 궐위 시에는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임을 선출할 수 있다. 하지만 당원권 정지는 궐위가 아닌 직무 정지에 해당해 빈 자리가 유지된다.

두 최고위원이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고 자진사퇴도 하지 않으면 김 대표 지도부로선 골치 아픈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고위 파행 운영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는 시나리오다.

지도부 입장에서는 두 최고위원이 자진사퇴하면 최고위를 재정비해 심기일전하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대신 두 최고위원에겐 내년 총선 출마의 길을 터주는 정도로 징계 수위를 낮춰주는 것이다. '정치적 해법'의 내용으로 보인다.

비윤계는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 당 대표 경선에서 2위를 했던 안철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징계 여부보다도 현 지도부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낮아진다는 게 정말 우려스럽다"며 김 대표를 직격했다. 안 의원은 김·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결정 연기에 대해 "지금도 늦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그냥 탈당 권유하고 잘라내야지 어설프게 징계했다가는 명분도 없고 이미 수습할 시기도 놓쳤다"고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길 잃은 양 두마리를 동정하다가 당이 침몰하는 수 있다"며 탈당 권고 등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당원권만 정지하고 최고위원으로 그대로 두기에는 상처가 너무 크다"고 했다. '정치적 해법'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공백은 아니다. 일부 잠시 결원이 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럼 다른 지도부는 다 투명인간이 되나"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가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데 공백은 아니다"라며 "잠시 결원이 되는 경우는 있지만 어떻게 그게 공백이냐"고 반문했다.

당사자들은 '버티기 모드'를 고수중이다. 자진사퇴를 통해 징계수위를 낮추더라도 '총선 공천'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태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녹취 파문과 관련, "목숨까지 걸고 절대 공천 발언 없었다"고 거듭 부인했다. 그는 '정치적 해법'에 대해 통보받은 바가 없다며 자진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은 언론과 통화에서 자진사퇴론에 대해 "들은 바 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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