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야 입법에 막혀 제도 정비 어려웠다"…민주·文정부 비판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5-09 14:43:23
"반시장적 정책, 전세사기 토양…마약 법집행 위축"
"외교·안보 만큼 큰 변화가 이뤄진 분야도 없다"
"한일관계, 가장 좋았던 시절 넘어 새로운 미래로"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거야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의 걸림돌임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초 공언한 노동·연금·교육의 '3대 개혁'을 비롯한 핵심적인 국정 과제는 원내 과반인 민주당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 문재인 정부 시절 제도·시스템이 붕괴돼 시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에도 국정 실적이 뚜렷하지 않는데 대해 거야·전임 정부의 책임을 짚으며 제도·시스템 정상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진영 논리에 치우친 각종 정책이 최근 여러 서민 사기 사건의 원인이 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입법 수단은 거야가 장악하고 있다는 게 윤 대통령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우선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 마련된 '임대차 3법'이 최근 전세사기 사태를 초래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 행위 감시 체계의 무력화는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를 활개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와 마찬가지로, 범죄자의 선의에 기대는 감시 적발 시스템 무력화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어 버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다"라며 "그러나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 정상적인 복원까지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이들의 고통은 회복 불가능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국무회의 발언은 12분 분량으로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이 없을 예정이어서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와 대비한 현 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땠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목격했다"고 말했다.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의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중요 마약범죄에 대한 법 집행력을 회복하고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마약 청정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한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뤄진 분야도 없다"며 지난달 국빈 방미와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외교 분야의 성과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1일 만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실질적으로 재건됐다"며 지난해 6월 한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자유 진영과 연대 구축 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워싱턴선언' 채택,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설립에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재래식 군사력을 바탕으로 했던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핵능력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며 "대한민국은 미 핵 자산 운용에 관한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통해 확장억제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서로 교류·협력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면 한일 관계가 과거 가장 좋았던 시절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한일 간에 이뤄지고 있다"는 게 윤 대통령 판단이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가슴 아프다"고 말한 것을 상기하며 "어두운 과거의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한일 양국이 당면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 일본 히로시마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공식화하며 "한미일 안보 공조를 통해 역내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연대를 보다 공고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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