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檢 출석' 송영길, 조사 못받고 돌아가…與 "쇼잉·수사방해"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5-02 11:27:17
"주변사람 말고 날 구속하라…檢, 인격살인 수사"
조응천 "檢 자진출두 강행…구속영장기각 명분쌓기"
與 "특권의식 발로…법 위 군림하려는 오만함 극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예고한 대로 2일 검찰에 '셀프 출석'을 시도했다. 그러나 조사를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 국민의힘은 "쇼잉이자 수사방해"라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 1층 로비에 도착했다. 그는 "일단 들어가보겠다"며 검찰청 직원에게 검사 조사실 출입증 교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송 전 대표는 "수사팀 검사를 만나겠다. 전화 통화라도 하겠다"고 했지만 "연락이 안 된다"는 직원 얘기만 들었다.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출석 일정을 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송 전 대표는 결국 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입장문을 읽은 후 돌아갔다. 그는 "다시 한번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저의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해야지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불러 별건 수사로 협박하고 윽박질러 진술을 강요하는 전근대적 수사는 안 된다"며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인격 살인을 하는 잔인한 검찰수사 형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기획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 비리 사건에서 별건수사로, 또 송영길 주변에 대한 이중별건수사를 하는 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맡았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처럼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로 이 사건을 이첩해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며 주변 사람 대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 주시기 바란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이 '편파 수사'를 진행한다며 반격도 꾀했다.
송 전 대표는 "대한민국 범죄혐의 사실이 제1야당의 현 대표와 전 대표 관련 사건 말고 없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을 담당해야 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야당 수사에만 올인해서야 되겠냐"며 "해도해도 너무하면 안 된다. 물극필반, 과유불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의 단초가 된 '이정근 녹취록'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하며 "검찰은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갑자기 29일 아침 저의 집과 저의 측근들 그리고 먹고사는문제연구소 등 6군데를 압수수색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0년 이상 유지된 사단법인이자 기획재정부 지정 기부단체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에 대한 압수수색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행위"라며 "회계 장부를 압수해갔으니 분석하면 나오겠지만 저는 회원이자 고문으로서 회비와 후원금을 내왔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의 돈을 한푼도 쓴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를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어떤 범죄 피의자도 자기 마음대로 수사 일정을 못 정하는데, 이는 특권의식의 발로"라며 "겉으로는 검찰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듯하나, 실제로는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송 전 대표가 지금 할 일은 위장탈당쇼, 꼼수출두쇼가 아니라 돈 봉투 의원들과 함께 솔직하게 모든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법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논평했다. 강 대변인은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도 국민께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송 전 대표는 자숙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자진 출두 퍼포먼스를 벌이며 언론을 향해 대인배 흉내를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에게 구속영장까지 청구될 것이라고 보나'는 진행자 질문에 "이 사건 수사의 최종 목표는 송 전 대표가 아니겠나 싶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해 '나는 도주의 의사가 전혀 없고 도주할 수도 없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드림으로써 구속영장 기각의 명분을 쌓겠다, 그런 여러 가지 포석을 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도부 대응에 대해 "답답하다"며 자체 진상조사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돈봉투 의혹' 관련 기자들 질문에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는가"라고 반문한데 대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치 모래에 머리 박고 있는 타조 같은 그런 모습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좀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조 의원은 "사법 리스크 때문에 이 대표가 지나치게 지금 위축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데 원칙대로 대응하시라고 권하고 싶다"며 "그래야 당이 산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