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최초 '선거제 개편' 국회 전원위…여야, 비례 의석수 공방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4-10 20:05:50
野 "지역구 소선거구제로는 사표 못 막아…비례 75석으로↑"
헌정 사상 최초로 내년 총선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10일 시작됐다.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전원위는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 소집 이후 19년 만이다.
전원위는 '선거제 개편'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각종 사안에서는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안으로 비례대표제 축소나 폐지를 주장했고, 야권인 민주당과 정의당은 비례대표제 확대 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맞섰다.
국회는 이날 '제1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위원장인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 출현을 막지 못해 국민들께 실망과 정치불신을 안겨줬다"며 의원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거제도 개편안" 도출을 당부했다.
전원위에는 지난달 22일 여야가 합의한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세 가지 방안이 올라가 있다. 발언자로는 더불어민주당 15명, 국민의힘 11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총 28명이 발언대에 올랐다.
與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또는 비례대표제 전면폐지"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선거제 개편으로 위성정당이 생긴 전력을 지적하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하거나 더 나아가 비례대표제의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국민의힘 첫 주자인 최형두 의원은 의원 정수 축소와 함께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서로 싸우기만 하는 국회의원들의 숫자를 줄이라는 국민의 함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며 "위성정당 편법까지 동원한 민주당은 비례대표까지 180석이라는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영화 '반지의 제왕'처럼 국회의 협치 전통과 원칙을 무시했다. 핵심은 수도권에서 극단적인 왜곡 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하게 되면 아마 수도권 지역구는 130석을 넘고 비수도권은 120석 아래로 떨어질지 모른다. 세계적 지표를 보면 우리 수도권 삶의 질은 점점 떨어지고 비수도권은 소멸 위기가 심화되는데, 정치만·국회의원 선거만 역주행 하는 셈"이라며 "국회의원이 구청장보다 더 작은 동네 현안에 매달리고, 총선을 앞두고는 시의원, 구의원이 해야 될 일에 묶인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20대 국회 정치 야합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출발선부터 잘못됐다"면서 "차라리 원점으로 돌아가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20대 총선 당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헌승 의원도 "현재 정치 문화에서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한들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면서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다시 도입하든지,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고 거들었다.
김승수 의원 역시 "비례대표제도의 전면 폐지나 대폭 축소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윤상현 의원도 "각 당의 전위 역할을 하고 있어 기능을 이미 소실한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그 의석을 활용해 중선거구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태규 의원은 김기현 대표가 주장한 '의원정수 30석 축소'와 관련해서 "중요한 건 국민 눈높이"라면서 "의원 정수 축소를 통해 정치불신을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野 "비례대표제 확대 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민주당 의원들은 각론에선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소선거구제 폐지'와 '비례대표제 확대'를 강조했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자는 의견도 여러 차례 나왔다.
민주당 첫 주자로 나선 이탄희 의원은 "김부겸 정도면 대구에 출마해도 당선이 되고 유승민 정도면 공천을 안 주려고 해야 안 줄 수가 없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권역 비례든, 대선거구제든 선거구를 키워서 큰 정치인을 길러달라"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법 개혁의 핵심은 '정치 다양성' 확보다. 정치가 싸움만 하지 경쟁이 없다"면서 "다양성으로 한국 정치를 멸종하지 않게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선거구를 키워서 큰 정치인을 길러달라"며 현행 소선거구제를 대선거구제·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권역별 비례든 대선거구든 이름은 뭐라 붙여도 상관없다. 선거구를 키워서 국정을 논하고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실력 있는 정치인들 키워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지역구를 7석이라도 줄여서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자"며 "비례대표 비율은 총 정수의 4분의 1은 돼야 비수도권의 의석을 늘릴 수 있고 다양한 정치 세력의 국회 진출을 통한 대표성과 비례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도 "지난 총선에서 국민 10명 중 4명의 표는 사표가 됐다"며 "이를 최소화해 대표성을 보완하는 것이 선거제 개편의 첫 번째 원칙이며, 비례성 강화는 곧 비례대표 확대"라고 강조했다.
김영배 의원은 "현재 있는 소선거구제 위주 제도론 대량의 사표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비례대표 의석수를 최소 60석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했고, 전해철 의원도 "현재 비례대표석은 47석으로 300석 중 15.7%에 불과하다"며 "최소 3 대 1 비율인 75석까지 확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역시 "36년 양당체제 철옹성으로 선거 때마다 절반 이상 표심 버려져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개선 없이 제3의 정치세력의 성장은 가능하지 않다"며 비례대표제 확대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이날 전원위에서 여야 교대로 바통을 이어받으며 7분 간격으로 발언했다.
토론 초반에는 의원 200명이 넘게 들어섰던 본회의장은 마무리 시점에는 50여 명도 채 남지 않아 선거제 개혁에 대한 여야의 다짐이 무색하게 됐다.
'선거제 개편안'을 주제로 한 전원위는 '비례제'를 다룬 이날을 시작으로, 11일 지역구제, 12일 기타쟁점, 13일 종합토론까지 나흘 동안 진행된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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