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구지은 체제 또 '흔들'?…거액 배당 놓고 충돌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3-27 14:33:23

구본성 전 회장, 3000억원 배당 요구…1년 영업이익 12배
'오락가락' 행보 장녀 구미현씨 결정이 거액 배당 좌우할 듯
군 급식시장 장악에 '사활'…경영권 분쟁·직원 배임 등 발목

"형제가 싸우면 남만 못하다"는 말은 재벌가 상속 싸움에서 자주 등장하는 비유다. 범LG가(家) 기업 아워홈에 그대로 들어맞는 말이기도 하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무려 3000억 원에 달하는 배당을 요구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1년 영업이익의 12배 배당 요구

아워홈의 지분 38.56%를 보유한 구본성 전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2966억 원의 배당을 요구했고 이 안이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됐다. 다음 달 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이 가결되면 구 전 부회장은 1144억 원을 배당받게 된다.

문제는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2966억 원의 배당금은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 255억 원의 1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워홈이 보유한 전체 현금성 자산 2240억 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만약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 안건이 통과되면 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왼쪽), 구본성 전 부회장. [UPI뉴스 자료사진]

범LG가(家) 기업, 아워홈 2017년 이후 경영권 분쟁 현재진행

아워홈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3남인 고 구자학 회장이 설립한 급식업체이다. 아워홈의 지분은 창업주 고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0%, 그리고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삼녀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아워홈의 상속 갈등은 2017년 시작됐다. 애초 경영수업을 받은 인물은 구지은 현 부회장이었으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이 구지은 부회장을 제치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런데 2020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되자 세 자매는 2021년 정기주총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을 해임하고 구지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택했다.

그러나 이로써 상속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작년 4월 구본성 부회장은 장녀 구미현 씨를 설득해 두 사람의 지분을 동반 매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두 사람의 의견 차이로 매각작업은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매각작업이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 체제가 아직은 불안해 보이는 이유다.

3천억 배당 요구, 장녀 구미현 씨의 선택에 달려

구본성 전 부회장의 배당 안건이 주총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과반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50%를 넘지 않기 때문에 구 전 부회장의 배당 요구가 주총에서 승인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이 장녀 구미현 씨다. 

앞에서 봤듯이 경영권 다툼과 관련해 구미현 씨의 행보가 일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 경영권 다툼 때는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서서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러나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의 보복 운전 파문 때는 구 전 부회장의 경영권을 구지은 부회장으로 넘기는 데 동조했다. 그리고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과 지분을 동반 매각할 뜻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 주총에서 과연 어느 쪽에 의결권을 행사할지 속단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1년 영업이익의 12배를 배당하자는 제안은 달걀을 낳는 닭의 배를 가르자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제안이다. 실제로 이러한 배당 안건이 통과되면 아워홈의 경쟁력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지분 매각이 여의치 않자 구본성 전 부회장이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갈길 바쁜 아워홈 경영권 분쟁으로 발목 잡힐 듯

우리나라 급식시장에서 삼성웰스토리와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는 '빅4'로 꼽힌다. 이들 '빅4'가 지금 한결같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 있다. 바로 군부대 급식이다. 정부는 군 급식의 경쟁입찰 비율을 현재 30%에서 점차 높여서 장차 100% 경쟁입찰로 급식업체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군 급식 규모는 매일 2800여 병영식당에서 37만 명의 끼니를 제공하는 것으로 연간 1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군 급식을 장악하느냐 하는 문제는 '빅4'로 봐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아워홈도 지난해 10월 군부대 식자재 전문 브랜드 '오로카'의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본격적으로 군 급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은 회사 내부 결속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지난 24일 아워홈의 한 직원이 수십억 원 규모의 배임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돼 내부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에서 수십억 원은 큰 금액이 아닐 수 있고 또 개인적 일탈일 수 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경고음은 아닌지 아워홈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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