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직 사퇴 48.6% vs 유지 37.8%…비명·친명 공방 가열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3-13 15:43:01

한길리서치…'방탄국회 안하겠다 선언' 응답은 7.2%
전해철 "李 대표로 책임감가져야"…김해영 "참담함"
"측근 잘 관리, 인간성 길러달라"…前비서실장 유서
李 "첫비수, 많이 아프다"…옛글 의원단톡방에 공유
친명계 "단결" 합창…고민정 "李 거취 늦여름 결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리더십 위기'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씨의 사망은 엎친데 덮친 격이다. 체포동의안 부결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돌발 악재'가 터진 셈이다.

당내 비명계 공세 뿐 아니라 당 밖 여론 악화도 불가피한 형국이다. 한길리서치가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를 보는 민심의 눈길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더불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내년 총선과 향후 민주당을 위해 이 대표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8.6%가 "당대표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총선 승리 등을 위해 이 대표 퇴진을 바라는 여론이 절반에 육박했다. "당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7.8%였다.

"당대표직을 유지하더라도 방탄국회는 안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는 응답은 7.2%였다. 이 대표가 사퇴하거나 방탄국회를 포기해야한다는 응답이 55.8%에 달했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 대응을 위해 당을 더 이상 이용해선 안된다고 여기는 국민이 과반이라는 얘기다. 

이번 조사는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 10일, 11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106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다음날 진행된 것이다. 그런 만큼 이 대표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당에선 이 대표를 때리는 비명계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문계 핵심 전해철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전씨 사망과 관련해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사실"이라면서도 "안타깝지만 이 대표도 주변을 좀 더 돌아보고 왜 이런 분들이,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국민이 이번 일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대표로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이런 상황을 잘 주시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가 일색으로 또는 당대표와 너무 가깝게 하는 인사가 아니고 많은 분이 참여하는 탕평인사 등을 한다면 당내 화합과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탕평인사도 제안했다.

전 의원은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공격하는데 대해 이 대표의 자제 지시를 촉구했다. "(개딸들이) 수박 7적이라며 문 전 대통령까지 포함한 명단을 공유했다"며 "이런 현실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이다.

김해영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씨 사망과 관련해 "이 대표와 같은 인물이 민주당의 당대표라는 사실에 당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고 직격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당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그 명(命)이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씨가 유서에 "(이 대표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고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의 사퇴 등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씨는 또 유서에 "주변 측근들을 진정성 있도록 인간성을 길러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남긴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유서엔 "주변 측근을 잘 관리하시라" "측근들의 인성을 길러달라"라는 글들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는 앞다퉈 이 대표를 엄호했다.

강훈식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해 "외부의 공격을 같이 막아내고 나아가 우리가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값"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강 의원은 비명계가 제기하는 이 대표 책임론에 대해 "그분들도 이 문제인식이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신뢰의 위기는, 소통을 강화하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 의원은 "(이 대표가) 우리 의원들 단톡방에 그런 뉘앙스로 썼다. 더 잘하라는 채찍이라는 취지로 지난번 표결을 받아들였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대표 심경을 전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 단체 채팅방에서 처음으로 소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단톡방에 "표결 결과에 대해 저는 의원들께서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당 운영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2016년 자신이 페이스북에 썼던 '아프다, 많이 아프다'라는 글에 관한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시 페이스북에 "모든 걸 걸고 치열하게 사는 동안 적진에서 날아온 화살은 기쁜 마음으로 맞았다"며 "처음 겪어보는 등 뒤에 내리 꽂히는 비수. 아프다. 정말 아프다"고 썼다. 이어 "그러나 나로 기인했으니 담담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물리적, 인위적, 공학적으로 물러나게 함으로서 있을 수 있는 부정적 효과 등 당 상태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인위적인 퇴진은 반대"라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 사퇴론과 관련해 "늦여름, 초가을 정도 되면 총선을 몇 달 앞으로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당도 총선전략을 무엇으로 짜야 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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