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찰풍선, 외계인 아니고 中 글로벌 네트워크"

김당

dangk@kpinews.kr | 2023-02-14 15:12:50

백악관 "中 정찰풍선, 전세계 수십개국 통과…동맹과 긴밀 협력"
NYT "중국군 연계 EMAST가 2019년 개발한 '중국판 스타링크'"
미 해군·FBI, 중국 정찰풍선 수색·회수 및 이송처리 사진 공개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최근 격추한 미확인 비행 물체들이 외계로부터의 활동이라는 징후는 없다며 중국의 스파이 프로그램의 일환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파이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미·중 간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 중국 관영매체는 13일 지난해부터 미국의 고고도 풍선이 중국 영공을 10회 이상 불법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찰자' 누리집 캡처]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외계인 또는 외계 활동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브리핑에서 미국인들은 이번 비행체와 관련해 외계인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미 정부가 지난 4일 F-22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한 비행체가 중국의 정찰풍선이라고 확인한 이후 잇따라 격추한 3개의 비행물체의 정체에 대해선 밝히지 않자 외계로부터 유입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이에 미 정부가 '외계 유입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일 대서양 상공에서 공대공 미사일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데 이어, 10∼12일 사흘 연속으로 미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각각 격추한 바 있다.

이에 자국의 '민간 기상 관측기구'임을 주장해온 중국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파이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며 "자기 기술을 남용해 대규모 무차별 감시와 절도를 한 것은 미국"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지난해부터 미국의 고고도 풍선이 중국 영공을 10회 이상 불법 비행했다"며 "미국은 중국을 비방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꿔 반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의 '풍선'이 불법적으로 다른 국가의 영공에 진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해부터 미국의 고고도 풍선이 중국 영공을 10회 이상 불법 비행했다"며 "미국은 중국을 비방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꿔 반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제공]

앞서 중국 매체 '더 페이퍼'는 인민해방군의 주요 해군기지가 있는 항구 도시 칭다오 인근 해역 상공을 비행하는 미확인 비행물체를 포착했으며, 이를 격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칭다오에서 동쪽으로 약 24㎞ 떨어진 장거좡 해군기지는 핵잠수함과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정박돼 있는 중국 북해함대 사령부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 백악관이 나서서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뿐만 아니고 전세계 수십개국을 통과해 곳곳에 출몰하고 있다며 동맹국들과 글로벌 대응을 추진하자 이에 대해 '맞불 작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주장에 대해 에이드리엔 왓슨 미 NSC 대변인은 트위터 성명에서 "정보 수집을 위한 고고도 감시 기구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은 중국"이라며 "미국 정부가 중국에 감시 기구를 운영한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커비 조정관도 "미국은 중국 영공에 비행체를 보내고 있지 않다"며 중국 영공의 어떠한 미 비행체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린 중국이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정보수집을 위한 고고도 정찰풍선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확정 지을 수 있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 미중 양국간 '정찰 풍선'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 해군은 13일(현지시각) 정찰 풍선 격추 뒤 잔해 수색과 처리 과정 등을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미 해군 제공]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 잔해를 상당량 회수했으며, 풍선이 중국 정찰풍선임을 매우 명확히 파악했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성층권에 여러 대의 정찰풍선을 고정해 놓은 뒤 전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일 수 있다고 분석해 주목을 끈다.

NYT는 중국의 정찰풍선을 개발한 이마스트(EMAST)가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에 정찰풍선 네트워크를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비유하며 게시한 것을 근거로 이같이 분석했다.

EMAST는 지난 2017년 중국의 소셜미디어인 위챗의 공식계정에 정찰풍선의 기능에 대해 "고해상도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고 정찰과 운항 능력이 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EMAST는 저궤도에 위성 4천여 개를 띄운 뒤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타링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비용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며 2028년을 네트워크 구축 완료 시점으로 제시했다.

앞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중국이 5개 대륙의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 풍선을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EMAST는 지난 2004년 우저(Wu Zhe·66) 베이항(北航, Beihang)대 교수가 설립한 업체로 최근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베이징항공우주대학인 베이항대는 2006년에 국립항공우주과학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국가(국방) 과학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연구중심 대학이다.

우 교수는 중국의 전투기 개발과 스텔스 물질 연구 등 중국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 6개사를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는데, NYT에 따르면 그중 EMAST를 포함해 3개가 우 교수가 공동 설립한 업체다.

▲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비에항대 우저 교수는 길이가 약 100미터이고 무게가 몇 톤에 달하는 클라우드 체이서(Cloud Chaser) 비행선이 6만 피트(약 18km) 고도로 지구 한 바퀴를 돌게 하는 시험을 공개하면서 전자지도를 클릭해 현재의 위치를 확인했다. [중국 남방 누리집 캡처]

2019년 8월 21일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우 교수는 당시 길이가 약 100미터이고 무게가 몇 톤에 달하는 클라우드 체이서(Cloud Chaser) 비행선이 6만 피트(약 18km) 고도로 지구 한 바퀴를 돌게 하는 시험을 하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가 미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UPI뉴스가 사이트를 검색해보니, 관련 동영상은 구현되지 않았으나 사진과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비행선의 모형은 지난 4일 격추한 정찰 풍선과는 형태가 달랐다.

우 교수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인근 동관시에서 클라우드 체이서를 띄워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미국 남부를 통과해 서태평양 상공에 이르렀을 때 세계 전자지도를 열어 위치를 확인했는데, 당시 실시간 데이터는 "8월 20일 17:04, 고도 20,010m, 수평 속도 초당 10.3m, 주변기온 영하 43도"를 기록했다.

우 교수는 당시 "공기역학적으로 제어되는 성층권 무인 비행선이 고도 2만m에서 세계 일주를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자랑했다. 그는 2019년 정찰풍선에서 보내는 신호를 지상에서 수신하는 실험도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지구를 한 바퀴 돈 정찰풍선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당시 관영매체는 "현재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모두 고도 2만m 상공에 24시간 이상 체류할 수 있는 성층권 비행선을 연구하고 있으며, 아직 극복해야 할 일련의 기술적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우 교수의 새로운 비행선 팀은 일련의 주요 기술적 문제를 돌파하고 중요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 미중 양국간 '정찰 풍선'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3일(현지시각) 정찰 풍선 격추 뒤 잔해 수색과 처리 과정 등을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미 FBI 제공]

한편 미중 양국간 '정찰 풍선'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해군은 13일(현지시각) 잇달아 정찰 풍선 격추 뒤 잔해 수색과 처리 과정 등을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미 해군은 폭발물 처리 2조에 배정된 미 해군이 지난 7일 대서양에서 고공 풍선 회수 작업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FBI도 중국 정찰기구에서 회수한 자료를 처리하기 위해 나선 증거대응팀 소속 특수요원들 등 현장에 투입된 요원들의 작업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정찰 풍선은 외계인이 지구를 정찰하기 위해 보낸 것이 아니고 중국이 미국과 전세계를 염탐하기 위해 띄운 '실체적 위협'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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