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계파갈등 촉발?…조응천 "부결 당론 반대"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2-14 10:22:59
비명계 趙 "내로남불된다…특권 내려놓기, 대선공약"
"찬성 의원 꽤 있다"…부결 당론시 비명 반발할 듯
정의당 이정미 "李 영장심사 임해 法 판단 받기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표결 전략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와 친명계는 '부결'을 당론으로 정해 비명계 '반론표' 봉쇄를 기대하는 눈치다. 진성준 원내부대표가 지난 13일 "의원들의 총의가 그런 것(부결)이라고 하면 당론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것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 발언으로 읽힌다. 지도부의 '표 단속' 움직임도 엿보인다.
하지만 '이재명 방탄' 논란이 확산될 수 있는 게 부담이다. 비명계가 집단 반발하면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있다. 되레 친명·비명의 계파갈등이 불거져 당의 위기가 확산되는 경우다.
조응천 의원이 14일 '부결 당론' 반대 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은 비명계 압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조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우리 당이 계속 주장해 왔던 것으로 지난 대선 때도 공약으로 했던 것"이라며 "강제 당론은 거기에 정면으로 반한 것이고 헌법과 국회법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잘못하면 내로남불이 된다"고 우려했다. "무기명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강제 당론했다고 해서 나중에 결론이 딱 안 맞아떨어졌을 때는 책임 추궁 이런 것으로 아주 혼란스럽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의원들 분위기가) 아무래도 조금 뒤숭숭하다"며 "그래서 가급적 언급은 좀 꺼리려고 하는데 얘기하다 보면 조심스레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을 넌지시 내비치는 그런 의원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친명계 진영에서 "비명계 의원들조차도 검찰 수사가 잘못됐다고 판단해 부결에 동참할 것"이라는 주장이 잇따르는데 대해 정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 등 야당과 무소속에서 20~30명의 찬성표가 나오면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당은 이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를 압박하며 체포동의안 찬성 표결을 예고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처리하고 말고 이런 논란이 있기보다는 '나는 실질심사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하는 것이 민주당을 위해서도 이 대표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안팎의 이런 비판을 의식해 친명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친명계 핵심은 김남국 의원은 전날 "당론으로 정하는 게 오히려 부담되고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당론을 정하는 과정에서 작은 이견이 큰 갈등처럼 증폭될 수도 있고 당론으로 정하더라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와 친명계가 '부결 당론화'를 밀어붙이면 '역효과'를 자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명계 내부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 체제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심각한 만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이 대표가 퇴진하면 리더십 공백과 새 지도부 선출 과정의 혼란 등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비명계 의원들도 시각에 따라 표가 갈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친명계가 부결 당론을 강행하면 비명계 표심이 반발하며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와 친명계 선택이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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