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끊이지 않는 대방건설 사고, 우연이 아니다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2-12 14:49:58
벌떼 입찰과 내부거래로 부실시공 소지 내포
공격적 광고보다 내실 다져 부실부터 막아라
시공능력 평가 14위 대형 건설사인 대방건설에서 최근 또 사고가 발생했다. 대방건설이 시공한 검단 신도시 3차 디에트르 리버파크의 한 가구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천장에서 물이 폭우처럼 쏟아져 바닥에 고이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누수 사고는 1층 공동현관에서도 발견됐다. 2층 높이의 천장에서 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축아파트다. 최고 29층, 7개 동으로 이뤄진 722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입주한 지 채 3달이 안 된 상황에서 심각한 누수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알려지자 SNS를 통해 해당 영상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대방건설의 누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 준공한 검단신도시 2차 디에트로 더힐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를 시작한 지 역시 3개월만인 지난해 12월 한 가구의 침실과 실외기실 사이의 천장에서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스프링클러의 배관이 추위에 동파돼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 배관에는 항상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한파에 취약한 부분은 열선으로 감싸는 등의 시공이 필요한데 이를 간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신축아파트에서 일어난 것이다. 일부 가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나머지 가구도 비슷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하자 많은 업체…대방건설의 불명예
대방건설은 '디에트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사업을 강화한 이후 시공능력 평가 순위가 2021년에는 12단계 뛰면서 15위까지 올랐고 작년에도 14위로 한 단계 상승해 대형 건설사로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부실시공의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8월에는 파주의 공사현장에서 기본 방진망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다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고 2021년에는 고양의 현장에서 훼손된 방진망을 보수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다가 구청으로부터 개선 명령을 받기도 했다.
또 국토교통부가 작년에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대방건설이 하자가 많은 업체임이 드러난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국토부 하자 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상위 20개 대형 건설사의 하자 심사 내용을 보면 대방건설은 928건 가운데 438건이 하자판정을 받았다. 대방건설의 하자가 가장 많았던 것이다.
벌떼 입찰 이용한 사업부지 확보 혐의로 검찰 수사
현행법상 아파트 용지는 한 건설업체가 하나의 입찰권을 행사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대방건설은 대방주택, 디비건설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동원하는 벌떼 입찰 수법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관한 공개입찰에서 178필지 가운데 14필지를 낙찰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호반건설과 우미건설에 이어서 세 번째로 많은 필지를 확보한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더욱이 입찰에 동원된 계열사 가운데는 사무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사실상 서류로만 존재하는 '바지업체'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의 수사 의뢰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대방건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
대방건설은 창업주인 구교운 회장이 1991년 설립한 광재건설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98년 대방건설로 이름을 바꿨고 2009년 구 회장의 장남 구찬우 대표가 경영권을 승계한 이후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내부거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 회장 시절 5% 미만에 불과하던 내부거래 비중이 2016년에는 40%대까지 올라갔고 2018년과 2019년에는 80%까지 치솟았다. 2021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내부거래 비중을 51.5%까지 낮췄다. 그러나 국내 대형 건설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2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방건설의 이러한 사업구조를 보면 부실시공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벌떼 입찰로 사업부지를 대거 따내면 시공은 대방건설이 맡은 뒤 다시 계열사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돼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하청을 맡긴 계열사 감독이 허술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하자 1위 업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대방건설, 공격적 광고보다 부실시공 막는 것이 급선무
대방건설은 디에트르 브랜드 출범 이후 공격적 광고로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에 집중해 왔다. 국내 정상급 배우 한효주를 모델로 내세워 7년째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또 프로 야구에서는 전국 모든 경기장에 대방건설 광고를 내걸 만큼 적극적이다. 이밖에도 국내 정상급 선수로 구성된 골프단을 운영하며 이름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대방건설이 커진 몸집에 걸맞는 브랜드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칙에 충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공사현장에서 안전이 도외시 되고, 입주한 지 3달이 안 된 아파트에서 스프링클러 동파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도급순위 14위 업체에서는 일어나서 안 될 일이다. 내부 관리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광고는 오히려 자신을 깎아내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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