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세에 채권으로 몰리는 돈…1년전의 9배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2-06 16:44:23
"이미 채권가격 많이 올라 신중해야" 의견도
최근 금리가 하락세를 그리면서 채권에 돈이 몰리고 있다.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행렬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월 26일까지 개인 채권 순매수 규모는 2조97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83억 원)보다 9배 넘게 급증했다. 작년 연간 순매수 규모(20조6113억 원)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는데, 올해 초에도 인기가 높은 것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작년 초 채권시장 거품이 꺼진 뒤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거란 기대감이 커지며 최근 인기는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채권은 은행 예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나 성격은 조금 다르다. 은행 예금은 만기까지 유지해 이자수익을 얻는 방법뿐이므로 금리가 떨어지면 곧 인기도 하락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1월 중 6조 원 넘게 줄었다.
하지만 채권은 만기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오히려 중간에 팔아 매매차익을 노리는 방식이 더 선호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떨어질수록 채권가격은 올라간다. 때문에 향후 금리 하락세가 예상될 때 채권 매수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일(현지시간) 끝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렸다. 오랜만에 인상폭이 통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온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 둔화"를 언급하면서 곧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하반기에는 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감이 파다하다. 이에 따라 채권금리도 추가 하락이 전망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채권금리는 점진적으로, 꾸준히 하락할 것"이라며 채권 매수를 추천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상반기는 채권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 "국고채, 특수채, 신용등급 AAA 회사채 등 안정적인 채권 장기물을 사는 게 유리하다"며 장기물 매수를 추천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장기금리부터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투자 방법으로는 우선 은행 창구나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직접 사는 방법이 있다.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은 신용등급, 채권가격, 만기일, 환산수익률 등이다. 환산수익률이 6%일 경우 만기일까지 연 6%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은행 예금만큼 안전하지는 않다. 채권 발행주체가 경영상 어려움에 처할 경우 채권이 부도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등급(BBB) 이상 채권만 매수할 것을 권한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간접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을 중시하는 소액투자자에게 채권형 ETF가 알맞다"고 말했다. 채권을 직접 살 때는 최소 수천만 원, 보통 수억 원의 투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주식처럼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당장 돈이 필요할 때 매도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소액투자자는 간접투자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채권 인기가 높지만, 지금 진입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하면 이미 채권가격은 상당폭 올라온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하락 전망이 강하긴 하지만, 변동성이 생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추이를 살피며 신중하게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