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폭발 '답정너 尹心대회'…尹 '결별' 경고에 안철수 고심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2-06 13:40:56

安 "윤핵관·윤안연대 안쓰겠다"…공개 일정 취소
'적·무례' 尹 공개경고 수용…몸낮추며 숨 고르기
판세 영향은…당심에 불리 vs 지지율 상승 동력
친윤계 '安때리기' 골몰…비윤 천하람·윤상현 반격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요동치고 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노골화한 탓이다. "안철수는 아니다"는 윤 대통령 메시지가 대통령실을 통해 당에 공개 전달됐다. 친윤계는 앞다퉈 안 후보를 저격했다.

안 후보는 6일 몸을 낮추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대외 일정을 취소하며 숙고를 거듭했다. 집권 초 대통령과 맞서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안 후보로선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지난해 3월 3일 대선 후보 단일화를 선언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 후보의 당대표 선거전에 윤 대통령 불쾌감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가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앞세우고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문제삼아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참모들에게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윤안 연대'로 대통령을 끌어들여 지지를 호소하는데 대해 "도를 넘은 무례의 극치", "극히 비상식적 행태"라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전날 여당 지도부를 만나 윤 대통령 '심기'를 전한 것은 안 후보에 대한 공개 경고로 읽힌다. 안 후보가 자중하지 않으면 결별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통첩인 셈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단일화'로 손잡은 후 두 사람 관계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쌓였던 윤 대통령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게 친윤계 전언이다. 안 후보로선 선택의 기로에 직면했다.

이번 당권 레이스는 '답정너 전대'라는 비아냥이 높다. '어대김'(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라는 이유에서다. '100% 당원투표' 룰 개정은 신호탄이었다.

'윤심'은 수시로 등장해 김기현 후보를 도왔다.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출마를 접었다. '당심 1위' 나경원 전 의원도 포기했다. '민심 1위' 유승민 전 의원은 불출마 막차를 탔다.

당권 경쟁은 민심도, 당심도 중요하지 않다. '윤심 전대'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누굴 원하느냐가 차기 당대표 기준이다. '안 후보 당선시 윤 대통령 탈당'이라는 예언까지 돈다.

그런 만큼 비윤계 반발이 거세 계파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위해 당 개혁을 추진할 새 지도부 선출이 이번 전대 목적이다. 그런데 내분이 폭발하고 있다. 전대가 되레 악재인 꼴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 생방송 출연 이후로 예정된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배식 봉사와 KBS 대담 출연 등 공개 일정을 모두 중단했다. 대통령실의 공개 경고장에 수긍하는 식으로 '확전'은 피하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그걸(윤안 연대)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윤핵관이라는 말은 부정적 어감이 있어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사실은 제가 몰랐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측은 그러나 친윤계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분리 대응해 견제하는 기조는 유지할 방침이다. 7일부터는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의 공개 경고가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층은 국민의힘 적극 지지층으로, 당원투표와 직결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이 당심에 보다 분명한 '가이드 라인'을 내린 만큼 안 후보가 불리해졌다는 관측이 앞선다. 반면 안 후보가 비윤계 표심을 결집하는 구심축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지지율 상승 동력을 얻었다는 해석도 있다.

친윤계는 안 후보 때리기를 이어갔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든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의도적인 시도는 지양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후보는 간신배니, 윤핵관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을 자꾸 들먹이며 선거 분위기를 혼탁하게 만들어가는데, 스스로 자제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측에서 먼저 윤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였다"며 "대통령실이 당무 개입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심, 대통령과 측근 갈라치기, 윤안 연대 등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이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될 수 있겠느냐'며 안 후보를 겨냥했다. 이용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두차례나 약속을 파기하는 등 애를 먹였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을 공개 비판하는 성명에 참여했던 친윤계 초선 9명은 서울 동작구의 나 전 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30분간 얘기를 나눴다. 김기현 의원은 전날 강릉에 머무르는 나 전 의원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비윤계는 반격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지지하는 천하람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윤핵관 인사들을 '간신배'라고 한 자신의 표현을 당 지도부가 제지한 데 대해 "간신배를 간신배라고 부르지, 뭐라 하나"라고 반박했다. 윤상현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이 자꾸 전당대회 전면에 나오는 모습은 보기가 안 좋다"고 밝혔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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