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늘어난 김건희 여사 일정·이슈…野 '金 때리기' 혈안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1-31 14:45:07

金, 與 여성의원과 잇단 식사회동…'정치행보' 해석
尹지지율 회복에 '조용한 내조'→'퍼스트 레이디'로
대통령실, 김의겸 고발 등 강경 대응…민주, 쟁점화
野 "金 식사정치…당무개입·존재감 부각하려는 듯"
與 "金 스토킹 말고 이재명 강건너 환골탈태해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정국 중심으로 '스며들고' 있다. 김 여사 공식 일정이 최근 부쩍 늘어난 게 계기로 보인다. 김 여사 관련 뉴스와 비례해 이슈·쟁점화의 횟수와 강도가 증가세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때리기에 혈안이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대응 의도가 엿보인다. 김 여사를 걸고 넘어지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1일 경기 성남 분당구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떡 케이크를 커팅하기 앞서 덕담하고 있다. [뉴시스]

김 여사는 국내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은 캄보디아 소년 옥 로타(14)군과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 윤 대통령도 함께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로타 군은 어릴 때부터 심장질환을 앓아 축구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이 보유하고 있던 축구공을 즉석에서 선물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로타의 건강 회복을 축하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해 지난해 11월 12일 캄보디아에서 로타의 집을 찾아 소년과 가족을 위로했다.

김 여사가 이때 소년을 안고 찍은 사진이 민주당 공세의 타깃이 됐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한데 이어 '김 여사가 사진 촬영을 위해 조명을 동원했다'고 몰아세웠다. 대통령실은 장 최고위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김 여사의 로타 군 만남은 야당 주장을 일축하는 것으로 비친다.

김 여사는 전날 한남동 관저에 국민의힘 소속 여성 비례대표 의원 1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지난 27일에도 여성 의원 10명과 식사를 했다. 사흘 전 회동은 김 여사가 정치권 인사들과 단독으로 가진 첫 정식 만남이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대구에도 갔으니 부산에도 한 번 들러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갈치시장을 한 번 방문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전날 오찬에는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허은아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최연숙 의원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여사의 '정치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관례적 만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기간 '조용한 내조'를 공언하며 대외 활동을 삼갔다.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한동안 신중한 모드를 유지했다. 그러다 정치색 있는 단독 일정을 잇따라 갖는 등 적극적 모습으로 바뀌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후 30%대를 밑돌다가 40%대를 회복하면서 김 여사도 대외 활동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아내에서 '퍼스트 레이디'로 역할을 확대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야당에 강하게 대응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전날 김 여사의 '우리기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을 고발했다.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격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여사가 식사 정치에 나섰다"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 여사가 대통령을 따라 당무에 개입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 순방 관련 장경태 의원 고발, 주가조작 관련 김의겸 의원 고발, 모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내용"이라며 "이래서 김건희 대통령이라는 말이 떠도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국민은 대통령을 뽑았는데 정작 대통령은 김 여사만 바라보고 있는 이 상황이 괴이하기까지 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김 여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위법 정황과 증거가 명백히 드러나도 수사하지 않는다"며 "도대체 (김 여사는) 언제 조사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김 여사가 대통령실의 역린이 확실해 보인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두 명이라고 말하는 국민도 늘고 있다"고 협공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도입 추진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 김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가 첫 회의를 한다"며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검찰의 수사행태 때문에라도 특검 도입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직격하며 김 여사를 엄호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TF까지 출범시킨다고 한다"며 "민주당이 김 여사를 물귀신처럼 끌고 들어가 이재명 방탄에 대한 국민 비난을 피하려는 '철 지난 물타기 시도'"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재명 방탄 정당의 꼬리표를 떼려면 김건희 여사를 스토킹할 것이 아니라 이재명의 강을 건너서 환골탈태하는 수밖에 없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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