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어닝쇼크'에도…삼성전자 "인위적 감산 없다"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01-31 13:16:57

반도체 간신히 적자 모면…전년동기比 영업익 97% ↓
휴대폰·TV·가전은 올해도 프리미엄으로 승부
예정대로 '24년부터 3나노 메모리 양산

삼성전자가 큰 폭의 영업 이익 하락에도 반도체에 대한 설비 투자를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 발표회를 열고 시황 악화에도 인위적인 반도체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위축과 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휴대폰, TV 등 전 분야에 걸쳐 올해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승부를 낸다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입구. [이상훈 선임기자]

삼성전자 김재준 부사장은 이날 4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시황 약세가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 준비에 적기라는 판단 하에 반도체는 전년 수준의 생산 규모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도모하고 공정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 메모리 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 비중은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간신히 적자 모면…전년동기比 97% ↓

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2700억 원으로 적자만 간신히 면했다. 2021년 4분기 8조 8300억 원 대비 97%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매출도 20조7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메모리 가격 하락 심화, 재고자산 평가 손실,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문제였다.

▲ 삼성전자 사업군별 매출 및 영업이익. [삼성전자 IR 자료 캡처]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삼성전자 전체 4분기 영업이익 역시 8년만에 4조원대로 주저앉았다. 4조3100억 원을 기록하며 2021년 4분기 대비 68.9% 감소했다.

이날 발표한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70조46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9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1%로 전분기 대비 8%p 하락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연간 실적은 매출 302조2300억원, 영업이익 43조 3700억 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8.0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5.99% 하락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실적이 좋았다. 하만은 전장사업 매출 증가와 견조한 소비자 오디오 판매로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도 프리미엄 경험과 제품으로 승부

삼성전자는 수요 약화로 올해도 전반적인 시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봤다. 비교적 불황을 덜 타는 고용량,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디램(DRAM)의 경우 선단(미래 신규) 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주요 서버 고객사 중심 고용량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낸드(NAND) 역시 고용량 수요 대응과 고객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메모리는 신규 CPU(중앙연산처리장치) 출시에 대비해 서버·PC용 DDR5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 모바일도 LPDDR5x 등 고용량 제품 수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중저가 SoC(System on Chip)와 2억 화소 이미지센서 판매를 확대할 계획. 유럽 프리미엄 OEM(주문자생산) 업체와 자율주행용 제품에 대한 차량용 SoC 공급 확대도 추진한다.

디스플레이도 초대형 TV와 대형 모니터 신제품으로 추가 수요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TV의 경우 제품 경쟁력 강화와 기기간 연결성으로 독자적인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23년형 네오큐레드(Neo QLED) 중심의 프리미엄 수요를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BESPOKE) 인피니트 라인 등 신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가속화,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휴대폰 역시 갤럭시S23을 비롯한 프리미엄 플래그십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제품도 대화면 고성능 제품에 주력하기로 했다.

수요 여전히 위축…올 하반기에나 회복 기대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하반기에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10% 이하 수준에서 하락을 예상했다. 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장기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소비 심리 변화에 따른 수요 개선 가능성은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전체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지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PC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폭의 수요 확대가 있었지만 제품이 교체 주기상 신규 수요 발생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은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나 태블릿과 웨어러블 워치 제품은 감소할 것으로 봤다.

TV 역시 올해 1분기 10% 중반대의 매출 하락을 예상했다.

시설 투자에 53조 1000억 집행…'24년부터 3나노 양산

삼성전자는 2022년 한해 동안 53조 1000억 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했다. 반도체 47조9000억 원, 디스플레이 2조5000억 원이었다.

4분기 시설 투자 규모는 20조2000억 원으로 사업별로는 반도체(DS) 18조8000억 원, 디스플레이 4000억 원 수준이다.

메모리는 평택 공장 3, 4기 증설과 차세대 연구 개발 인프라 확보에 집중됐고 파운드리는 평택 첨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와 초기 생산,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구축이 중심이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시설투자를 토대로 오는 2024년에는 예정대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2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 제품을 생산한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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