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로 與 전대 요동…김기현·안철수, 누가 웃을까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1-25 14:34:41
羅 향했던 전통 지지층, 金에 vs 역풍 불면 安 유리
엠브레인퍼블린…가상 양자대결 安 49.8% 金 39.4%
유승민 출마여부 남은 변수…등판시 비윤 표심 분산
金 "대승적 결단·살신성인"…安 "정말로 안타깝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나경원 전 의원의 이탈로 요동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25일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당권 레이스에서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함께 3자 대결 구도를 형성해왔다. 그의 출전 포기로 3·8 전당대회는 김·안 의원의 2파전으로 재편됐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충돌하기 전까진 '당심'에서 선두를 달려온 만큼 당내 지지자가 상당하다. 나 전 의원을 밀었던 표심이 김·안 의원 중 누구에게 쏠리느냐에 따라 판세가 좌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최대 변수라는 얘기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김 의원은 25.4%, 안 의원 22.3%, 나 전 의원 16.9% 등으로 나타났다. 김·안 의원은 '2강', 나 전 의원은 '1중'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대에 도입된 결선투표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는 안 의원 49.8%, 김 의원 39.4%를 기록했다. 두 사람 지지율 격차는 10.4%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다. 나 전 의원이 빠지면 안 의원이 '반사이익'을 챙기는 형국이다.
이 조사는 지난 22, 23일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에브리씨앤알 여론조사(지난 14, 15일 국민의힘 지지층 417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안, 김 의원은 각각 48.4%, 42.8%를 얻었다. 나 전 의원 지지층의 60%가 안 의원에게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두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나 전 의원은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전대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 그럴 생각도 없다"고 못박았다.
나 전 의원이 장고 끝에 출마를 접은 것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의식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출마를 원하지 않는 윤 대통령과 맞설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안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런 만큼 나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것은 '윤심 존중'의 결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지지자들에게 친윤계 당권주자를 지원하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일'한 친윤 주자인 김 의원이 나 전 의원 표심을 끌어안아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불출마 선언문과 함께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 지지연설을 하는 동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불출마가 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바라는 차원이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을 향했던 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흡수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승적 결단으로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였다"며 "오랫동안 당을 같이 하며 호흡을 맞춰오던 동지라는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나경원 (전 원내) 대표와 같이 손잡고 더 나은 대한민국, 사랑받는 국민의힘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반면 역풍 가능성을 들어 안 의원이 유리하다는 관측도 적잖다.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불출마 압박에 눌려 등판을 포기한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윤심에 반하면 누구든 '찍힌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친윤계에 쌓이면 김 의원에겐 큰 부담이다. 주류 세력에 대한 반감과 불만이 번지면 김 의원의 '표 확장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비윤계 표심이 안 의원에게 몰릴 수 있는 셈이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말로 안타깝다"며 "전대에 정정당당하게 참여해 함께 경쟁하면서 당원들에게 여러 가지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역할과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는 그런 역할들을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이) 지금 아마 마음이 굉장히 힘드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한 번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내달 2, 3일 후보 등록까지 유승민 전 의원 등 다른 당권주자들의 거취는 남은 변수로 꼽힌다. 반윤 대표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다. 유 전 의원은 당심에서 두 자릿수 가까운 지지를 얻고 있다.
일단 유 전 의원 쪽이 최근까지도 별다른 출마 움직임이 없다는 점에서 등판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유 전 의원이 출마하면 비윤계 표심이 갈려 안 의원에겐 마이너스라는 분석이 많다. '고정 지지층'이 있어 막판 출전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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