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양곡관리법, 野 단독 본회의 회부…새해 초 격돌 불가피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2-28 15:26:14

농해수위 본회의 직회부 의결…무소속 윤미향 찬성
與, 위원장석 몰려가 "날치기" 항의 vs 野 "불가피"
본회의 상정, 여야 합의 불발시 한달후 무기명투표
尹대통령, 두달전 거부권 행사 시사…與, 건의 방침

정부가 초과 생산된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새해 초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첨예한 쟁점 법안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양곡관리법은 여야 대치와 정국 경색을 촉발할 뇌관으로 꼽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소병훈 위원장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상정해 처리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몰려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법사위를 건너 뛰고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 안건은 국민의힘 반대 속에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지난 10월 법사위에 회부됐지만 여당 반발에 막혀 두 달 넘게 계류 중이었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으면 법안을 소관하는 상임위 위원장은 간사와 협의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본회의 부의가 가능하다.

농해수위 재적 위원 19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11명이다. 민주당 단독으로는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이 안된다. '해결사'는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었다. 윤 의원이 찬성에 합류해 직회부가 가능했다. 상임위 곳곳에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이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도우미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가격이 5% 넘게 하락하면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전부 사들이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쌀값 대폭락을 막고 농가 소득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이재명 대표가 법안 처리를 독려하는 '이재명표 법안'이다. 정부여당은 쌀 매입 의무화시 1조원 예산 지출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반대해 왔다.

이날 회의에서도 여야는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안건 상정 절차를 놓고 치고받았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해당 안건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안건"이라며 "포퓰리즘적 법안의 날치기 처리 대신 여야와 농민단체, 정부가 머리를 맞대자"고 요구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쌀 과잉공급에 대비한 예외조항을 두자고 여당에 수차례 제안했는데도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기에 타협 여지가 없다"며 "(본회의 부의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표결에 앞서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소병훈 위원장 자리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소 위원장이 투표를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투표 무효입니다", "날치기입니다"라며 반발했다. 진통 끝에 안건은 여당 불참 속에 야당 의원 12명만 투표해 찬성 12표로 가결됐다.

본회의로 부의된 법안이 상정되려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해야 한다. 3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상정 여부가 무기명 투표로 정해지게 된다. 내년 초 상정이 이뤄져 여야가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169석의 민주당이 단독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관측이다. 양곡관리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이재명표 1호 강행 입법이 된다. 그동안 이 대표는 양곡관리법 처리 의지를 수차례 표명하며 공을 들였다. 민주당 7대 중점 입법 과제에도 양곡관리법이 들어있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이 통과되면 정부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하면 재정 낭비가 심각하고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산업의 지속적인 유지, 발전을 위해 추진했던 그 동안의 많은 노력들을 수포로 만들 것"이라며 "농업·농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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