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노동 약자 보호 위해 개혁 추진"…野 "80년대 체계로 회귀"

장은현

eh@kpinews.kr | 2022-12-13 17:39:13

尹 대통령 "조속히 정부 입장 정리해 노동 개혁 추진할 것"
미래노동시장연구회, '노동시간 유연화' 정부 권고안 발표
민주당 "12시간 한도 무너져"…정의당 "개악안 막아낼 것"
與 "저항 부딪치겠지만 노동개혁은 미래 위한 필수 과제"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정부 권고안과 관련해 "권고 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우리 사회의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권고안을 토대로 만들어질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당은 "노동개악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높이고 임금 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포함됐다"며 권고안을 긍정 평가했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전날 발표한 권고안에는 주 52시간제를 업종·기업 특성에 맞게 유연화하고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 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해당 권고안이 발표되자 노동계는 "주 69시간 노동이 가능해지는 장시간 노동으로의 회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미래 세대의 일자리와 직결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공정하고 미래지향적인 노사 문화 정착을 위해 개혁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권고안에 힘을 실으면서 해당 안이 '노동 개혁'의 밑바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 내용대로 노동 체계가 바뀔지는 알 수 없다. 대부분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당장 야당은 "'주 120시간 바짝 일하자'는 윤 대통령 노동관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안에 따르면 일주일 초과 근무 12시간 한도는 무너지고 한 주에 최대 15시간, 월 52시간, 분기 140시간, 반기 250시간, 연 440시간 초과 근무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도 한 해 평균 500여 명이 과로로 직장에서 사망하고 있다"며 "또 선진국은 노동 시간을 줄여 노동 생산성과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윤석열호 대한민국은 80년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체계로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며 "산업 현장의 안전과 근로자 건강은 안중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류호정 원내대변인도 기자회견을 열고 "포장지만 노동 개혁안일 뿐 경영계 숙원을 집대성한 소원수리 노동개악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류 원내대변인은 "일견 바쁠 때 바짝 일하고 쉴 때 쉬자는 장밋빛 제안 같지만 실상은 '일하다 죽는 사회'로의 명백한 퇴행"이라며 "윤석열 정부 노동개악을 두고 보지 않겠다. 정부 입법으로 추진될 근로기준법 개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은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안을 밑그림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을 위한 개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노동 개혁은 역대 정권들마다 역점을 뒀던 개혁 과제이지만 용두사미에 그쳐왔다"며 "윤석열 정부는 출범 6개월에 노동 개혁을 위한 걸음에 나서며 의미 있는 출발을 알린 것"이라고 자평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개혁'은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노동 개혁은 미래를 위한 필수과제"라고 강조했다. 

원내지도부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안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연말 종료를 앞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연장 필요성만 수차례 강조했다. 곳곳에서 장시간 노동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국민 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는 30인 미만 업체의 91%가 활용하고 있고 일몰 시에는 무려 75.5%가 인력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만약 일몰 연장이 안 되면 많은 중소기업이 일감을 못 받고 일하던 사람이 주52시간 수입으로 생계를 꾸릴 수 없어 (중소기업에서) 이탈하는 노동시장 대혼란이 눈에 불보듯 뻔하다"고 내다봤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시대에 30인 미만 사업장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고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연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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