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이 만난 송명철, 대남정책 총괄한 막강한 인물"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2-12-07 11:20:56

대북소식통 "조선아태위 전략통·대형 외화벌이 책임자"
김영철 최측근 행사하며 중국 동북지역에서 무역상 활동
이 전 부지사, 영화 '공작' 주인공 리호남 소개로 宋 만난 듯

아태평화교류협회 외화 밀반출 사건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정보당국은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부실장을 주시하고 있다. 그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쌍방울 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 지시를 받고 43만 달러를 북한에 건넬 당시 북한쪽 파트너였다.

안부수 회장은 북한 고위층에 50만 달러(약 6억6000만 원)를 불법 송금하고, 아태협 자금 13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11일 구속됐는데, 검찰은 공소장에서 '안 씨가 2019년 무렵 송명철 부실장에게 43만 달러(4억 8000만 원)를 전달했다'고 적시했다. 그 대가로 쌍방울은 2019년 5월 지하자원 개발 등 6개 분야의 '우선적 사업권'을 얻고 추후 대가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썼다는 것이다.

검찰은 안 회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2018~2019년 중국 선양 등지에서 송 부실장을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UPI뉴스는 이 시기 안 회장, 이 전 부지사, 송 부실장 등이 함께 찍은 사진을 입수했다. 정확한 시점과 장소는 확인되지 않는다.

▲ 2018~2019년 중국 선양 모처에서 만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왼쪽부터)

송명철 공식직함은 조선아태위 부실장이다. 조선아태위는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대남기구다. 대표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중앙위 산하 통일전선부(통전부) 부장도 겸직하고 있다. 정보당국은 송 부실장을 조선아태위 전략통이자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송명철은 조선아태위 내에서도 대남 정책을 총괄한 막강한 힘을 가진 인물"이라면서 "단둥, 선양 등 중국 동북지역에서 활동하기 위해 무역상 명함도 갖고 다녔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에서 대북사업을 크게 하는 사람들이라면 '송명철'이라는 이름을 한 두번 씩 들어봤다"면서 "어지간히 큰 거래가 아니면 송명철이 움직이지 않는데, 송명철이 나왔다는 것은 오갈 금액이 그만큼 컸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송명철에게 건넨 4억8000만 원은 그의 위상을 놓고 봤을 때 푼돈에 불과하다"면서 "송명철을 통해 김영철에게 줄을 대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 2018년 11월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경기도청 주관 국제대회에서 공동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는 안부수(가운데) 아태평화교류협회장. 왼쪽이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경기도청 제공]

통전부 산하에는 조선아태위 외에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등의 대남기구가 있다. 조평통이 우리나라 통일부의 카운터파트너 역할을 한다면, 민화협은 남한 중소기업 및 시민단체 민간 교류를 전담한다. 교류 규모가 큰 사업은 민경련과 조선아태위 몫이다. 과거 현대아산 대북 사업,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등을 주관한 곳이 민경련과 조선아태위다.

조선아태위에는 김성혜 통전부 실장도 같은 직책인 실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국무위원의 최측근이다.

직제상 김영철 위원장 바로 아래에 있는 이가 이종혁 부위원장이다. 월북작가 이기영 아들인 이 부위원장은 2018년 11월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주관한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진상 규명과 21세기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 국제대회' 참석차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우리나라를 찾았다.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종혁은 과거 대일 수교 협상 때부터 전면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라면서 "조선아태위는 상설기구라기 보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만 가동되는 임시조직"이라고 설명했다.

▲ 2019년 7월24일(현지 시각) '2019 아태 평화 국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종혁(가운데) 조선아태위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 맨 왼쪽이 송명철 부실장이다. [경기도청 제공]

검찰에 따르면 송 부실장과 안 회장이 만나는 데는 남측에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북측에서는 '외화벌이 총책'으로 불리는 이호남 전 내각 참사가 중개인 역할을 했다. 이 전 참사는 영화 '공작'에서 등장하는 북한 외화벌이 사업가 이명운의 실제 인물이다. 2006년 10월 고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가 남북정상회담 추진차 특사 자격으로 이 전 참사를 만났는데, 당시 함께 간 이가 이 전 부지사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11월 국제대회를 여는데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이 부위원장이 이끈 방남단에는 송 부실장도 실무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중국에서 남북 경협 사업에 관여한 한 대북소식통은 "송명철은 청년조직인 '청년동맹' 당비서 명함도 갖고 다녔는데 그걸 봐선 당 조직지도부에서 보낸 핵심인물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중국 선양에 머물면서 남한 기업가들을 만났는데, 지금은 평양에 들어간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매년 펴내는 북한인물정보에 따르면, 송명철은 대동군 당 위원장과 원산곡산(곡물생산)공장 초급당비서로 나온다. 동명이인일 수 있다.

평양시 서북쪽에 위치한 대동군은 평양과 남포를 잇는 핵심지역이다. 강진 숭의동지회 회장은 "대동군은 북한에 수입되는 물품이 한데 모인 평양 형제산구역과 인접해 있으며 북한군 정찰총국 본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면서 "만약 그 자리를 겸직하고 있다면 북한 내 지위는 생각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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