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與, 국정조사 보이콧 고심
조채원
ccw@kpinews.kr | 2022-11-30 17:09:11
野 박홍근 "李 사퇴 안하면 탄핵소추안 발의할 것"
"예산안·국조는 별개…단독 수정안 제출할 수 있다"
與 "건의안 처리 과정 보면서 국조 참여 결정할 것"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국회 국정조사 보이콧'을 시사하며 맞불을 놨다.
이 장관 거취 문제가 어렵사리 이뤄진 국조 합의까지 위협하며 정국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과 관련해 "국정조사 의지가 있는 것인가 되묻고 싶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 장관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조사 대상으로 사실상 명시된 장관"이라고 강조했다. '선 조사 후 조치' 원칙을 재확인하며 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정조사 보이콧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여야 간에 이미 합의된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상황이 어떠한 변동이 이뤄질지 또한 여야가 함께 논의하고 협상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보이콧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보류하고 예산안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과 예산안·국정조사는 연계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1일 다시 만나 추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여야는 이날 이 장관 문책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헌법이 부여한 국회 권한으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이번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해임건의안은 오는 1일 본회의 보고, 2일 표결 처리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해임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의 찬성이면 가결된다. 과반의 민주당으로선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다. 박진 외교부장관이 전례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 가결에도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하면 탄핵소추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탄핵소추안도 해임건의안과 의결 요건이 같다.
박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에도 본인이 자진사퇴하지 않거나, 대통령이 또 다시 거부한다면 부득이 내주 중반에는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가결시켜 이 장관 문책을 매듭짓겠다"고 다짐했다.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가 탄핵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국무위원 직무가 정지되는, 실질적인 구속력이 있는 방식이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 대응 방식에 대해 "야당 시절의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한 모습"이라며 "국정조사는 국민의 기대에 입각한 것이며 여야가 합의해 국민 앞에 발표한 만큼 무슨 수가 있더라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우리의 입장과 원칙을 끝내 거들떠보지 않는다면 저희는 단독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가 '이재명 대표 방탄기념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정조사를 이 대표 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가리기 위한 정쟁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주장이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런 국정조사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은 처음부터 달나라에 버려두고 온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합의 정신을 먼저 파기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보나 마나 국정조사'로 만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참여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반쪽짜리 국정조사'는 주요 증인채택과 정부를 상대로 한 자료제출 등에서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여당에게는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국정조사와 이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 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에게 본회의를 열어선 안된다고 전달했다"며 "해임건의안의 진행과정 보면서 국정조사를 어떻게 할 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국정조사, 예산안 처리의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일에 안 되더라도 예산안을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한다. 극심한 정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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