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조' 통과 후폭풍…與 내홍 확산, 친윤 영향력 약화?

장은현

eh@kpinews.kr | 2022-11-25 16:19:26

윤핵관, 대거 반대·기권…"주호영 흔들기" 관측
최재성 "윤핵관 영향력에 균열 조짐 있다는 것"
당내 "의원들, 슬슬 친윤계 눈치 안보기 시작한 듯"
대통령실 "국정조사 입장 없다"…불쾌감 섞인 반응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국회 국정조사를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부정적인데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예산안 처리 후 국조 실시'를 야당과 합의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강하게 비토하면서 국정조사 거부가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라는 관측이 돌았으나 의원 대다수는 당 지도부 결정을 따랐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당의 낮은 지지율, 차기 총선 등이 맞물리면서 의원들이 윤핵관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있는 선택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만큼 윤핵관 영향력이 떨어져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대통령실은 25일 "국정조사와 관련해선 입장이 없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핵관 그룹인 장제원, 이용, 윤한홍 의원 등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 표결에서 반대 표를 던졌다. 권성동, 이철규, 정점식 의원 등은 기권했다. 반대, 기권은 당론에 반기를 든 셈이다. 

'2023년도 정부 예산한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는 두 번의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으로 채택된 안건이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원내대표단이 권한을 갖고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을 벌여 왔다. 당초 여당은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가 나온 뒤 미진하면 국정조사를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유족들의 기자회견 등으로 당내 분위기가 '실시'쪽으로 기울었다. 

국회의 새해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여당 입장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거대 야당의 비협조로 심사가 늦어지면 법정 기한인 오는 12월 9일 내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불만스러운 점이 많지만 야3당의 일방적인 국정조사를 저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 예산안 처리가 법정 기간 내 반드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당이 민주당에 끌려가고 있다", "시간을 더 끌었어야 한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행정안전위 위원장인 이채익 의원과 송석준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본회의 후 당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의원 다수가 반대 표를 던져서다. "주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조경태 의원)는 주장까지 나왔다.

반면 "과거에 비해 윤핵관의 당 장악력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정반대 의견도 나왔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친윤계의 주호영 흔들기도 있지만 거꾸로 그런 것들이 잘 안 먹힌 결과"라고 말했다. 최 전 수석은 "친윤들의 주장이 관철이 안 된 것 아닌가"라며 "국정조사 통과를 계기로 친윤들이 당을 좌우지하고 윤 대통령이 친윤을 통해 당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것들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에는 친윤계 의원들이 앞에서 얘기하면 의원들이 따라주는 면이 있지 않았느냐"며 "전날 의총에도 윤핵관들이 불참했는데 의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따라줬다면 참석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윤핵관들이 원래부터 반대를 했던 사안"이라며 "옛날 같았으면 대통령실에서 하지말라고 하면 반대로 갔어야 하는데 예산 심의 후에 하겠다고 합의했다는 것 자체가 슬슬 (윤핵관들의) 눈치를 안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론으로 결정이 됐으면 찬성을 눌러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정치적인 소신은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 (야당을)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수준으로 합리적인 안이 도출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한 사항으로 대통령실에서는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부 사항을 설명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국정조사가 정쟁이 아니라 유가족이 바라는 대로 모든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이 여야 합의 사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유보한 것은 불쾌감이 작용한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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