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尹정부에서도 재연되는 낙하산 인사 파문

UPI뉴스

| 2022-11-25 15:31:48

공공기관에 이어 금융권도 낙하산 인사 우려
역대 정권 제식구 챙기기식 낙하산 인사 자행
낙하산 인사의 피해는 결국 국민이 부담

이번 정부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역대 정부 초기에 늘 불거지던 낙하산 인사 잡음이 또 재연되고 있다. 가스공사 사장에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정용기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정된 것을 두고 에너지 전문가가 아니라며 낙하산 인사라는 반발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공기업, 공공기관의 수장 가운데 상당수가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알박기로 취임한 경우가 많아서 낙하산 파문이 과거처럼 취임 초기에 집중되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낙하산 인사 파문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 영역인 금융회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BNK금융의 김지완 회장이 가족과 관련한 특혜 의혹으로 자진사퇴하자,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모피아 출신이라며 낙하산 인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회장 교체기를 맞은 우리금융과 신한금융, 농협 금융지주도 낙하산 인사가 우려된다며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역대 정권의 낙하산 인사 '고소영', '서수남', '캠코더' 

정권이 교체되고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낙하산 인사가 문제가 된 것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다. 그 이전 정권에서는 당연시하던 것이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당시 나왔던 유행어가 '고소영' (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첫해 임명된 공공기관장 10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명이 '고소영' 출신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정부는 '고소영' 낙하산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다르지 않았다. 임기 첫해 공공기관장 125명을 교체했는데 이 가운데 78명이 '서수남'(서울대·교수·영남) 출신이었고 청와대와 장관급 인사에서는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역시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는 취임사와 달리 낙하산 인사의 폐습을 피해 가지 못했다. 대선 캠프 출신과 좌편향의 코드,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를 중용해 캠코더 인사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더구나 문 정부는 임기 말까지 캠코더 인사를 강행해 다음 정부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점에서 또 다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낙하산 인사의 발탁 조건 '선거 공로', '이념 동조', '출신 지역'

고소영, 서수남, 캠코더, 각각 명칭은 다르지만, 역대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낙하산 인사로 발탁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조건이 대선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이 낙하산의 1순위에 해당한다. 대선 캠프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사람이라면 낙하산을 타고 공공기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는 좌우 대립이 심해지면서 성향이 집권당과 같아야 하고, 목소리가 강성일수록 낙하산 인사에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같은 당 소속이라면 유리할 것이고 선거에 공천됐다가 낙선했다거나 TV나 언론에 나와서 적극적으로 정책을 홍보하고 응원한 인물이라면 낙하산 인사를 탐내볼 만한 게 사실이다.

세 번째는 출신지도 낙하산 인사로 발탁되는 한 요인이다. 이명박 정부 취임 첫해 임명된 공공기관장 102명 가운데 28명이 대구, 경북 소위 TK 출신이고 박근혜 정부 때는 118명 가운데 23명이 TK 출신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취임 첫해 임명된 97명 가운데 TK 출신은 13명에 그친 반면, 호남 출신이 25명 그리고 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 경남 소위 PK 출신이 22명이나 됐다.

낙하산 인사의 폐해는 결국 국민의 몫

공공기관의 수장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면 그 사람의 전문성과 무관하게 폐해가 생긴다는 것은 여러 차례 입증됐다. 낙하산 인사가 선임되면 노조의 저항에 직면해 출근을 저지당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그러면 물밑에서 임금 인상이나 복리후생 확대와 같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고 출근 봉쇄를 푸는 것이 무슨 공식처럼 돼 버렸다. 이는 결국 공공기관의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경쟁력이 저하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백번 양보해서 국정 철학에 맞는 사람을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겠다는 논리를 받아들이더라도 조직을 장악할 능력과 전문성은 최소한의 요건이 될 것이다. 더불어 금융기관의 수장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관치금융의 부활이라는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에도 낙하산?

문재인 정부 시절 낙하산 인사가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기업으로까지 확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구속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CJ 계열사인 한국복합물류 고문으로 채용되는 과정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소문으로만 돌던 민간기업의 낙하산이 드러나게 된다.

그동안 민간기업의 사외 이사나 감사 등의 자리에 정권의 입김이 작용한 낙하산이 내려꽂힌다는 의혹은 여러 차례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이 부총장 사례를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겉으로는 자유로운 기업 활동, 규제 혁파를 내세우면서 기업의 인사에 개입해 자기 사람의 밥그릇을 챙겨주는 것은 범죄라는 사실이 확인되기를 바란다.

낙하산으로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조직의 경쟁력이나 영속성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정권이 바뀌면 자신도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낙하산 인사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은 로비가 판치게 될 것이고 정치권에 줄을 달기 위해 기웃거리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대한민국을 병들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대통령을 비롯해 집권세력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 김기성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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