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인상 기조 3개월 정도…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

박지은

pje@kpinews.kr | 2022-11-24 15:21:04

"최종금리 유지 기간은 언급 어려워…당분간 인상 기조 유지"
"물가 목표 수렴 확신시 인하 논의…국내상황 가장 중요"
"국내 단기자금시장 불안…한은도 필요한 역할 할 것"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연3.25%로 끌어올렸다. 한은 역사상 첫 6회 연속(4·5·7·8·10·11월)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상황은 예상보다 더 많이 금리가 올라가고 있고, 그 시기도 앞당겨졌다고 생각한다"면서 "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 가져가겠다는 것은 3개월 정도"라고 밝혔다.

또 "최종금리 도달 후에는 어느 시기까지 유지될지 못박아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최종금리 도달 후) 물가가 목표 수준에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고 확신한 이후 금리 인하 논의를 해야 한다. 지금 논의하기엔 좀 시기상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국내 요인을 최우선시해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 연준의 금리를 보는 것은 금리 격차를 기계적으로 따라간다는 뜻이 아니라 외환시장,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최근 자금시장 경색에 대해 "정부와의 정책 공조 등을 통해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면서 거시경제에 미칠 충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달 예상치 못한 부동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건으로 과도한 신뢰 상실이 발생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자금시장은 통화전달 경로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통화정책과 보완적으로 한다는 원칙하에 정부가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같이 논의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 금리인상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다만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선 견해차가 있었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 연 3.5%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본 위원이 3명, 3.25%에서 멈춰야 한다고 본 위원이 1명, 3.5%에서 3.75%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위원이 2명이었다"고 말했다.

ㅡ최종금리 수준 전망에 대해 더 높여야 한다는 금통위의 내부 의견이 있었나.

"현재 기준금리가 3.25%로 올라서면서, 중립금리의 상단 또는 그보다 조금 높은 제한적 수준으로 진입한 상태로 판단된다.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갈렸다. 3.5%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본 위원이 3명, 3.25%에서 멈춰야 한다고 본 위원이 1명, 3.5%에서 3.75%까지 가능성을 열둬야 한다고 본 위원이 2명이었다.

지난 10월에 3.5%를 최종 금리로 전망했을 때와는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는지는 많은 변화가 있다. 지난달엔 외환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큰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외 요인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최종 금리를 고려했다면, 이번에는 금융안정상황을 등 국내 요인도 굉장히 많이 변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준보다는 유연성을 더 많이 가지고 결정해야 된다는 면에서 토의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

ㅡ최종금리 도달 후 그 수준은 얼마나 유지해야 된다고 보는지.

"얼마간 지속될지에 대해 시기를 못 박아서 말하긴 어렵다. 또한 최종금리에 도달하는 시기조차도 말하기 어렵고 시기상조다. 다만 도달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 낮추기 위해서는, 물가 수준이 물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충분히 확신한 이후에 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ㅡ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말 속의 당분간은 어느 정도인지.

"3개월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한은은 12월에 금통위가 없지만 미 연준이 12월 FOMC 회의를 하고 또 미국의 물가 수준도 나올 것이다. 그 결정들과 국내 외환시장 등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 3개월 뒤의 상황은 워낙 많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말씀드리기 어렵다."

ㅡ단기자금시장에서 연말 20조∼30조 원 규모의 PF ABCP가 만기 도래할 예정인데, 기존 대책으로 디폴트 없이 넘길 수 있다고 판단하나. 한은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을 포함해 추가 대책을 내놓을수 있나.

"정부와 매주 만나 이 문제를 논의 중이다. 다행히 10월 23일 시장 안정화 정책 이후 다른 시장은 많이 안정화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단기자금시장, 부동산 관련 ABCP 쏠림현상은 아직 과도한 측면이 있다. 관련해 추가 정책이 필요할지  선제적인 정책이 필요할지 매번 논의하고 있다. 필요하면 정책을 추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경우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한은의 유동성 공급에는 원칙이 있다. 금리 인상 기조와 상충하지 않게 타게팅해서 미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시장금리보다 높게 유동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담보, 즉 환매조건부채권(RP)을 통해서 한은이 신용위험을 지지 않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단기자금시장이 통화전달경로에 굉장히 중요한 경로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필요하면 선제 대응을 정부와 같이 논의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

ㅡ금리 인상이 경제주체에 고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었는데, 최근 PF 시장, 차주 이자 부담 등을 보면 그 고통이 수면위로 떠오른 듯 하다. 충분히 예상됐던 상황인가.

"지금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많이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시기도 앞당겨졌다고 본다. 기준금리 영향의 시차를 고려할 때 내년도 상반기부터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물가가 잡히고, 금리 속도를 줄이며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달 예상치 않게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 사태가 터졌다. 부동산 관련 금융시장에서 불필요하고 과도한 신뢰 상실이 생기면서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이상으로 급격히 올라 당황스러웠다."

ㅡ총재님 넥타이에 진달래꽃 시가 적혀 있는데, 대출자들을 위한 위로라는 해석도 있다. 이자 부담으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나.

"아내가 일찍 외출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넥타이 매고 나온 거다. 그 해석이 더 좋은 것 같아서 받아들이겠다. 넥타이에 관계 없이 금리가 올라가고 경기가 나빠지고 경기주체들의 고통이 심한 것을 잘 알고 있다. 한은도 빨리 경제상황이 나아지고 경제주체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금리를 빨리 안정시키고 있다. 물가가 빨리 안정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책 추진 중이다.

현재 물가가 많이 오르고 경제상황이 어려운 것의 많은 부분은 대외적 요인이다. 성장률(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져서 걱정되지만 내년도 미국 성장률은 0.3%로 예상한다. 유럽은 -0.2%로 예상한다. 전 세계가 다 같이 어려울 때 한국만 별도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거나 낮은 성장률을 유지하긴 어렵다. 지금 일어나는 많은 문제는 해외적 요인이 많다는 걸 고려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판단하는 게 객관적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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