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강행' 정진석, '회의적' 당권주자들…왜?
장은현
eh@kpinews.kr | 2022-11-17 16:19:46
"염려 많은 것 같은데 반드시 당협위원장 교체 목적 아냐"
당권주자들, 반대 안하지만 부정적…"당협위원장들 걱정 커"
"鄭사람 채우기" 시각 우세…"전대 등 영향력 키우려는 의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약 2개월 후 시작될 당무감사와 관련해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는 것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당무감사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커지자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당에서는 정 위원장의 '속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이(친이준석), 반윤(반윤석열),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을 교체하고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 채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 출마 포석으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당무감사를 진행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위원장은 "당권 도전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1년에 1회 당무감사를 실시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을 이행하는 차원"이라며 "김종인, 김병준 비대위도 다 당무감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가 가까워지니 당협을 평가해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고, 그렇게 되면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는 것 같다"며 "반드시 당협위원장 교체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기간 조직인 당협의 체질을 개선하고 역량을 강화하며 이기는 정당으로 데뷔하는 차원의 당무 활동이라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당무감사에 대한 부정적 의견에 대해선 "열심히 당협을 관리하는 분들은 '왜 정기 당무감사를 안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이성호 전 국가인권위원장을 당무감사위원장에 선임했다. 위원 구성을 마치면 당무감사 실시 2개월 전 공표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감사를 신속히 마무리한다고 해도 2주 이상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3월 전대 개최 가능성이 유력히 거론되는 이유다.
당권주자들은 정 위원장의 당무감사 실시에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최근 현직 당협위원장을 많이 만난다"며 "말씀을 들어 보니 당무감사에 대한 우려가 커 나라도 대신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 말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분들이 직전 총선인 2020년에 코로나19 사태로 자기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며 "이제 정치활동도 하고 당 정비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기회를 얻지 못하고 심사를 받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부연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19일 "당 조직 정비는 필요한 시점이기는 하다"라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을 할지는 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당에서는 정 위원장의 조강특위, 당무감사 실시를 '사람 솎아내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가 봐야 아는 것"이라며 "전대 준비를 위한 밑작업이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2년 동안 당무감사를 하지 않았으면 차기 지도부를 빨리 구성하는 게 맞지 비대위가 당무감사 등으로 시간을 끌며 전대 시간만 늦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지를 놓고선 "현역 의원들은 정 위원장 당무감사에 관심이 없다. 정진석 체제가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당무감사가 윤 대통령 의중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차기 당권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이에 비해 친윤계 주자들의 지지율은 낮은 수준이다. 윤 대통령이 '친정 체제'를 완성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기 위해 시간을 끌어야 한다고 주문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친윤계 맏형 격인 정 위원장이 이러한 윤 대통령 뜻을 반영해 전략적으로 전대를 연기하고 있을 수 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윤 대통령이 어떤 특별한 계파와 관계 없이 외부에서 당에 들어와 당선이 됐기 때문에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사이의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정 위원장의 당무감사가 '본인 사람 채우기'로 읽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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