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사건 터질 때마다 사람 바꿔라? 후진적"
장은현
eh@kpinews.kr | 2022-11-08 16:57:50
野 '이태원 참사' 관련 한덕수·이상민·윤희근 등 파면 요구
與, 경찰 대응 미흡 지적…野 '희생자 신상 공개' 문자 비판
金 "경찰 조사 중인데 경질하면 어쩌자는 것…결과 봐야"
'대통령실 이전으로 警 인력 부족' 주장에 경호처 "거짓"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윤희근 경찰청장 경질 주장과 관련해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람을 바꾸라고 하는 것은 후진적"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참사 원인 분석과 경위를 조사한 뒤 책임질 사람에 대해선 책임을 지우자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찰 특별수사본부와 감찰팀에서 조사하는 것을 본 뒤 경질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이 장관과 윤 청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한 답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은 "조사 초기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힘 없는 경찰만 잡도리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보는 게 (주 업무가) 아닌 현장에서 주어진 일에 집중하는 경찰들이 수사 집중 대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용산경찰서장, 용산소방서장 등이 입건됐는데 힘 없는 경찰, 소방 대원들만 잡도리당하고 있다"며 "책임져야 할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책임지는 것이 수습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을 바꿔라, 청장을 바꿔라'라고 하면 이것도 후진적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매번 터지는 사건이 아니지 않느냐"고 즉각 반발하며 "이번 참사는 최소 두 번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계속해서 현장 경찰의 대응 부족을 문제 삼자 이 의원은 "경찰은 그럴 여력이 없었다"고 반박했고 김 실장은 "여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맞섰다.
전용기 의원도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지 않고 경찰에게만 잘못했다며 밀어붙인다"고 쏘아붙였다.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전날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봤느냐'고 (경찰을) 질책했다"며 "국정 운영 책임자가 왜 남 일인 듯 말을 하냐"고 따졌다.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빼놓고 경찰이 모든 비극의 출발인 것처럼 얘기했다"는 것이다.
그는 "관료제가 왜 있나. 책임지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 장관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하고 한 총리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진상 규명이 철저히 이뤄지도록 하고 그 부분을 국민께 한 점 의혹없이 공개할 것"이라며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윤 대통령이 말했다"고 했다.
'이 장관과 윤 청장이 지휘 체계에 있으면 그 자체로 수사 방해 요인 아닌가'라는 전 의원 질의에 김 실장은 "특수본은 완전히 독립돼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국민의힘 한무겸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경찰 조사와 감찰이 이뤄지는데 그것을 살펴봐야 할 윤 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다 경질하면 어쩌자는 것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청장은 전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수본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됐다.
김 실장은 이 장관, 윤 청장 등을 즉시 경질하면 청문회 문제로 몇 달 이상 '행정 공백' 사태가 생긴다는 점도 여러차례 강조했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오전 질의 중 "윤 대통령이 전날 '막연하게 책임지라는 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했는데 의미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김 실장은 "사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우선 수사 결과를 보자는 것"이라며 "사람을 바꾸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하나. 또 청문회를 열고 하면 두 달이 가고 행정에 공백이 생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각 구성원 중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사람이 있나", "대통령실 참모 중 사의 표명한 사람이 있나", "비서실장이 윤 대통령에게 문책 인사 권유한 적 있느냐"는 천 의원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여당은 현장 경찰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이태원 참사 관련해 가짜뉴스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의 휴대폰을 통해 공개된 당 내부 일각의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주장 관련한 비난도 있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고 추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알려졌다"며 "김 실장이 희생자의 유가족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문자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 같느냐"고 말했다.
장 의원은 "사고 발생 다음 날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참사가 청와대 이전 탓이라는 글을 올렸다 삭제했다"며 "저는 '국회는, 정치는 왜 존재하나'라고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참사를 정쟁으로 이용하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는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고 본다"고 공격했다.
김 실장은 "참 슬픈 사건이 정치적 쟁점이 안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짧게 답했다.
김미애 의원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경찰이) 대통령 출퇴근 인력에 대거 투입되면서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인력이 부족했다는 것은 진실인가 거짓인가"라며 "대통령실 경호는 과거 청와대 때와 마찬가지로 용산경찰서와는 무관한 경호 전문 경찰 부대에서 담당하는 게 맞냐"고 확인했다.
대통령 경호처 김종철 차장은 "(참사 막을 인력 부족했다는 주장 관련) 그런 일 없다"며 "대통령실 경호는 경호 전문 경찰 부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서일준 의원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행적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수백 명이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 마실 나가듯 여유롭게 걷는 모습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태원 참사 관련 '용어' 문제도 다시 논란이 됐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대통령실 업무보고 자료에 적힌 '사고'라는 표현을 바꿔 인쇄한 뒤 다시 의원들에게 배포하라"고 요구했다. 여당은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하는데 용어까지 정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반박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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