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동대, '이태원 참사' 85분 뒤에야 도착…늑장 대처에 피해 확대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11-06 16:13:41

올해 유흥시설 단속, 예년과 달리 기동대 없이 마약범죄수사대만 투입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경찰 기동대가 사고 발생 85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하는 등 늑장 대처로 인명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예년과 달리 올해 핼러윈 기간 유흥시설 단속에는 경찰 기동대가 투입되지 않는 부분도 늑장 대처에 한몫한 것으로 여겨진다. 

6일 서울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 사고 발생 이후 경찰 기동대는 모두 5개 부대가 투입됐다.

사고 발생 1시간2분 뒤인 오후 11시 17분 11기동대가 용산경찰서로부터 처음 출동 지시를 받고 오후 11시 40분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으로부터 85분이나 걸린 것이다. 

11기동대는 사고 당일 용산 일대에서 열린 집회 관리에 투입됐다가 집회가 끝난 뒤인 오후 8시40분부터 용산 지역에서 야간·거점시설 근무를 이어갔다.

종로 거점과 여의도 거점에서 각각 야간 근무를 수행하던 77기동대와 67기동대는 오후 11시 33분, 오후 11시 50분 각각 서울경찰청 경비과의 출동 지시를 받았다. 77기동대는 출동 지시 17분 만인 오후 11시 50분, 67기동대는 이튿날 0시 10분 지시 20분 만에 현장에 투입됐다.

서초 거점에서 근무하던 32기동대는 오후 11시 51분 지시를 받고 이튿날 0시 30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외교시설 근무 중이던 51기동대는 이튿날 오전 1시 14분에야 출동 지시를 받고 19분 뒤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 5개 기동대는 당일 저녁 모두 삼각지역사거리∼남영역 구간에서 열린 촛불전환행동 집회에 투입됐다. 오후 8시 25분께 집회가 모두 끝난 뒤 각각 맡은 거점과 시설에서 야간근무를 했다.

기동대가 집회현장을 관리하는 동안 이태원 일대에서는 이미 오후 6시경부터 압사 우려 112신고 등 위기징후가 지속적으로 포착됐다. 그런데도 기동대 투입이 지체된 이유는 현장과 상황실에 근무한 경찰 인력이 사태에 안일하게 대처한 데다 지휘부 보고마저 늦어졌기 때문이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사고 발생 1시간 21분 뒤인 오후 11시 36분에야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고 상황을 파악했다. 8분 뒤인 오후 11시 44분 서울경찰청 경비과장에게 가용부대를 신속히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김 청장이 경비과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리기 전까지 출동 지시를 받은 기동대는 2개 부대뿐이었다. 이 가운데 1개 부대는 이때까지 현장에 도착하지도 못했다.

▲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대국민 사과 입장 표명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기동대가 신속 투입되지 못한 이유로, 예년과 달리 핼러윈 기간 유흥시설 단속 업무에서 기동대가 배제된 점도 문제시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성만 의원이 서울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는 단속을 위해 유흥시설이 밀집된 마포·용산·강남·서초 등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했다.

2020년 핼러윈 기간에도 마찬가지로 유흥시설 단속을 위해 강남역·이태원·홍대 등 3곳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반면 올해 핼러윈 기간 계획에는 기동대 없이 일선 경찰서 형사과와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강력범죄수사대만 투입됐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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